43번 국도변 38선휴게소 자리에
경제활성화 명분 평화광장 추진
휴게소 문닫을 정도로 수요 없어
부지 70% 매입 등 예산낭비 논란
市 "덕평휴게소처럼 만들 예정"

포천시가 19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38선휴게소. 민간인이 운영하다 중단돼 안내판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김두현기자
포천시가 19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38선휴게소. 민간인이 운영하다 중단돼 안내판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김두현기자

포천시가 관광지가 아닌 일반국도변에 190억 원을 들여 평화광장(공원)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예산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논란이 일고있다.

15일 포천시에 따르면 시는 43번 국도변 영중면 양문리에 위치한 38선휴게소 자리를 비롯한 이 일대에 역사성과 상징성을 반영한 평화공원을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며 지난해 타당성 용역까지 마치고 구획 확정을 위한 용역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38휴게소는 팔각정에 임시 카페와 군 관련시설 피해상담센터, 38선 표석, 6·25참전유공자 기념비, 영평제 조성비 등의 시설물이 있다.

시는 190억 원을 들여 이곳을 포함한 영중면 양문리 920-20번지 등 9필지 1만272㎡ 부지를 매입, 야외음악당과 공원 등 관광휴게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곳은 관광지가 아닌데다 민간인이 휴게소를 운영하다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정도로 소비 수요도 많지 않아 민간인도 기피하는 곳이다.

게다가 건너편 삼거리에 넓은 휴게소가 위치해 있고, 평화광장을 조성하려는 위치가 포천양문일반사업단지 입구인 탓에 저기압일때는 상당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부지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도비는 물론이고 시 예산도 세워지지 않은데다 시유지는 30%뿐이고 나머지 부지 70%는 매입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이 일대에 수십억 원을 들여 억지로 임진강 38선 역사체험길을 만들었지만 외부에서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데도 지역경제 활성화란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볼거리도 없는 이곳에 평화공원을 인위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철저한 재 검토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는 지난해 56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 일대에 16.42㎞의 임진강 38선 역사체험길을 조성했다.

하지만, 홍보부족과 관리 부실로 외부 이용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이천시 마장면의 덕평휴게소처럼 아름다운 휴게소 및 공원 등을 조성해 옛 명성을 다시 찾고 금강산 가는 길 마지막 휴게소로서 평화광장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타당성 용역결과에서도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종훈 시의원은 "이곳은 지리적으로 관광지가 아니어서 관광객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도 시가 190억 원을 들여 1만 여㎡의 부지를 매입하고 2천 여㎡에 달하는 건축물을 짓는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단체장 입맛대로 만들어진 용역결과를 근거로 혈세를 들여 추진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시의회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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