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부진·비 피해 공급 감소
무 3천660원… 전년比 57%↑
고랭지배추 1포기 8천160원대
쪽파도 1만2천원까지 오를 듯
실효성 있는 정책 대응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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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의 한 야채가게에서 시민들이 야채를 구입하고 있다. 신연경 기자

"값싼 애호박은 효자 반찬 재료로 자주 사는데 마트 가니까 3천 원이더라고요. 벌써부터 물가가 비싼데 다가오는 추석이 걱정됩니다."

16일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의 한 야채가게에서 만난 한 시민은 치솟은 물가에 혀를 내둘렀다.

추석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최근 집중호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상차림 준비를 앞둔 소비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서울경기지역본부가 발표한 우리동네 장바구니 물가정보에 따르면 수원 전통시장(지동시장 기준)의 고랭지 무 1개의 소매가격은 3천660원으로 지난주 3천20원에 비해 21%가 올랐다. 2천330원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무려 57%가량 큰 폭으로 값이 뛰었다.

지난해 5천 원이었던 고랭지 배추 1포기는 지난주 7천660원에서 7% 올라 8천160원대를 넘어섰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지난해 이맘때와 비슷하게 1천500원이었던 애호박 1개 가격은 2천 원으로 올랐다.

보통 명절 1~2주를 앞두고 성수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농산물 값도 덩달아 오르지만 올해는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면서 이미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출하량이 줄어든 채소값이 또 한차례 오를 것이란 우려에 추석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동시장의 야채가게 주인 A씨는 "원래도 대목을 앞두고 값이 오르는데 이번에 비가 많이 와서 채소들이 무르게돼 더 비싸질 것으로 본다"며 "7천 원인 쪽파도 앞으로 1만2천 원까지 오를 수 있어 추석 물가가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데 집중호우로 인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난해에 비해 물가가 올라 소비자들이 상차림 규모를 줄인다고 해도 소비심리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가 대책으로 세운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급에 대해 이 교수는 "정부가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한데 정책이 실효성 있게 펼쳐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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