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학교 급식 질 제고 강조
경기학비연대 "불량 프레임 대신
급식 노동자 환경부터 해결하라"
갈등 조정 능력 첫 시험대 전망

경기학비연대회의 급식
경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6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급식 노동자 배치기준 협의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효원기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갈등 조정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임 교육감이 학교 급식 개선을 선언하고 나선 데 대해 경기도 내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열악한 학교 급식 환경’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특히 이들은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급식 노동 환경 개선 관련 ‘무성의한 협의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 교육감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어 임 교육감이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경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음의 급식실이라고 불리는 학교 급식실 노동 조건 해결에 나서야 하는 도교육청이 최소한 책임감과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며 "임태희 교육감이 직접 나서 달라"고 주장했다.

경기 학교 급식실 문제는 오랜 기간 해결책을 찾지 못한 과제다.

현재 경기지역에는 2천여 개 학교 급식실에 1만5천 명가량 급식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이들이 담당하는 식수인원은 한 명당 114명 수준이다. 노조는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 시절부터 식수인권을 줄여 노동 강도를 약화하고자 급식 노동자 1만여 명 이상 증원을 요구해 왔다.

또한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로 폐암이나 천식, 결막염 등 산업재해에 노출되는 것 역시 적정 인원 배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도교육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6월 ‘배치기준 TF’를 꾸리고 노조와 협의해 왔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급식 노동자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예산 등 다양한 문제가 산적한 탓이다.

이러한 상황 속 임 교육감은 지난달 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학교 급식 현장 불시 점검’을 예고하는 등 급식 질 제고를 지속 강조하고 있다.

학비연대는 "학교 급식에 ‘불량’이라는 프레임을 씌울 것이 아니라 현장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배치기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도교육청이 ‘위탁급식’을 이야기하는 등 성실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고 질타했다.

도교육청은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과정으로, 학교 급식 노동 환경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처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용역 위탁급식은 미채용 등 결원 지역 문제 해소를 위해 언급한 하나의 방안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배치기준 협의에 더해 시설현대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학비연대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전국여성노동조합 경기지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양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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