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740041361_05a3e34305_b
지난 2019년에 개최된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장 내부 전경. 사진= 경기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십수억 원 규모의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부스 등 홍보 위주였던 기존의 기본소득 박람회 방식에서 벗어난 '타운홀미팅'(도민 대담) 형식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도민 소통’이라는 민선 8기 김동연호의 기조에 발맞춰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타운홀미팅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거듭 강조해왔던 도민 소통 방식 중 하나다. 실제로 김 지사는 지난 달 15일 취임 2주만에 도청 대강당에서 각계각층 인사와 도민 등 500명을 초청한 가운데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본소득 박람회는 이 전 지사의 역점사업인 기본소득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열렸다. 첫 박람회에서는 ▶청년기본소득 ▶산후조리비 지원 ▶무상교복 ▶생애 최초 국민연금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 ▶농민기본소득 ▶아동수당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등 기본소득 관련 이 전 지사의 핵심 정책에 대한 소개와 전시가 이뤄졌다. 이후 코로나19가 관통한 2020년과 지난해에도 온·오프라인 등의 방식으로 박람회를 운영했다.

도는 오는 12월께 박람회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진행될 경우 준비 시간이 대폭 줄어 시일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형식 변화로 인해 ‘박람회’가 아닌 새로운 이름이 붙여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기본소득 박람회’라는 개념 자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부스 설치 등이 생략되면서 십수억 규모의 예산 절감 효과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람회 예산은 지난 2019년 2억2천460만 원이 편성된 이후 2020년, 지난해 각각 10억 원이 배정되며 꾸준히 늘었고, 올해는 12억 원이 배정됐다.

도 관계자는 "기본소득 박람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이달 중 확정할 예정"이라며 "사업비 절감 등과는 상관없이 기본소득에 대해 도민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방식 변경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