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일까지 650억원 할인대전
마트 사용시 자동 할인 적용되는데
시장선 회원가입… 할인 품목도 적어
시민 "누구나 쉬운 사용 방법 필요"
상인회 "대형마트만 배불리는 행정"

최근 계속된 폭우로 배추값이 폭등한 가운데 16일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구매하고 있다. 이날 배추 가격은 한묶음(배추 3통)에 2만3천원~2만5천에 거래 됐다. 정선식기자
최근 계속된 폭우로 배추값이 폭등한 가운데 16일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구매하고 있다. 이날 배추 가격은 한묶음(배추 3통)에 2만3천원~2만5천에 거래 됐다. 정선식기자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20개 추석 성수품에 대해 650억 원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전통시장에선 할인받는 과정이 복잡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16일 인천지역 전통시장 상인 등에 따르면 해수부와 농림축산부는 다음달 12일까지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대전’이 개최된다.

할인대전에서는 소비자가 대형마트·온라인몰·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구매할 때 20~30% 할인을 지원받는다.

대형마트에선 소비자가 해당 마트 회원으로 가입이 돼있으면 결제할 때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된다.

반면, 전통시장에서 할인받기 위한 과정은 번거롭다. 제로페이 앱을 통해 구매할 경우 소비자는 먼저 앱을 다운받아 회원가입을 진행한 후 앱 내에서 20~30% 할인된 상품권을 구매해야 한다. 또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놀러와요 시장 앱이나 전통시장 온라인몰을 통해 구매할 경우에는 홈페이지와 앱에서 회원가입을 진행하고 할인쿠폰을 내려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통시장을 찾는 연령층이 고령층이다 보니 제로페이 앱 등의 회원가입을 꺼리고, 귀찮아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가입을 하더라도 할인받을 수 있는 품목이 적어 사실상 혜택을 받기 어렵다.

이에 인천지역 전통시장 상인들과 소비자들은 누구나 쉽게 할인받을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 김윤례(75·여·남동구)씨는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복잡해 명절에 애들이 집에 와야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텐데 그때는 또 늦은거 아니냐"며 "노인들도 쉽게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모래내시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문근원(46)씨는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전통시장으로 안 온다"며 "전통시장 주요 고객층인 고령층에게 앱을 활용한 방식을 알려주려고 해도 귀찮아 해 판매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형숙 구월전통시장 상인회 사무국장은 "상인이 온라인몰과 놀장앱에서 물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사전에 직접 입점 신청을 해야 한다"며 "상인들에게 사전안내도 없이 이렇게 졸속으로 할인대전을 진행하는 것은 대형마트만 배불려 주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어떤 품목에 대해 몇프로 할인이 제공됐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전통시장은 파악이 어렵다"며 "전통시장 소비자에게도 혜택은 줘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을 활용한 할인 방식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유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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