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무감독1
제77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대회서 유신고를 우승으로 이끈 홍석무 감독. 사진=손용현기자

"선수들 기본기와 인성이 먼저입니다. 학생 본분을 잊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수원 유신고가 지난 7월 제77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3년 만에 우승했다. 우승도 화제였지만 감독으로 선임된 지 한 달도 안돼 팀을 우승시킨 홍석무(38) 감독이 더욱 조명됐다.

홍석무 감독은 유신고 졸업생이다. 팀 내 4번 타자로 유망주였다. 프로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명되지 못하고 동국대에 진학해 선수생활을 했고 체육교육과를 졸업했다.

끝내 프로야구 선수가 되지 못한 그는 진로를 모교 코치로 바꿨다.

"유신고에서 코치를 하면서 기간제 교사도 5년을 했다. 그래서 담임을 맡기도 했다. 아이들하고 생활을 같이 해봐서 선수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20년 넘게 팀을 이끌던 이성열 감독이 뜻하지 않은 일로 사임하면서 홍석무 감독은 유신고를 이끌게 됐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는 우선 팀을 추슬렀다.

"전임 감독님 하던 대로 훈련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힘내자고 했다. 코치와 감독은 느낌이 달랐다. 책임감과 함께 감독님이 신경 썼던 부분까지도 챙겨야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맞이한 청룡기 대회서 유신고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승했다. 초보 감독은 우승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선수 때도 4대 전국 고교대회 우승 경험이 없었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이성열 감독님 밑에서 2019~2021년도 전국대회 결승 등 큰 경험이 있어 긴장하진 않았다"며 "처음 겪었으면 좀 떨고 많은 생각을 했을 텐데 코치 경험이 있어 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1984년 창단된 유신고 야구부는 선수들 전인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홍석무 감독이 선수 시절에도 고수한 전통이다. 유한준(은퇴), 최정(sk), 소형준(kt), 허윤동(삼성)등 유신고 출신 선수들은 학창 시절이나 지금도 팬들을 소중히 대하고 인성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유신고 학생일 때부터 그렇게 배웠다. 상대를 존중하고 또 팀 내 어려운 친구들도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이기적인 선수들이 많으면 아무리 뛰어나도 팀 케미가 깨진다. 또 경기장에서 야비한 행동은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유신고는 청룡기 우승 후 기대와는 달리 이번 대통령배서는 16강전서 대전고에 패해 조기 탈락했다. 부임 후 15연승 만이다. 충격이 클 만도 하지만 감독이나 선수들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다음날부터 봉황대기 연습에 돌입했다.

17일 학교 운동장은 선수들의 우렁찬 구호가 울려 퍼졌다. 표정도 다들 밝았다.

홍석무 감독은 "항상 이길 수는 없다. 패배가 끝이 아니다"며 "실패를 해야지 배운다. 적극적이지 않으면 본인의 한계치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플레이 했을 때 실수를 하더라도 더 박수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손용현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