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갑매물 걱정에 소비자 구매 줄어
정식 업체는 침수 여부 반드시 공고
침수 기록 지워 파는 직거래 '경계'
차량 이력 확인·낮은 시세 의심해야

최근 수도권 등에 집중된 기록적 폭우로 1만여대의 침수차가 발생한 가운데 16일 인천 연수구 공터에서 한 렌터카 회사가 침수 차량을 햇볕에 말리고 있다. 정선식기자
최근 수도권 등에 집중된 기록적 폭우로 1만여대의 침수차가 발생한 가운데 16일 인천 연수구 공터에서 한 렌터카 회사가 침수 차량을 햇볕에 말리고 있다. 정선식기자

"집중호우가 발생한 이후로 참수차량을 팔겠다고 하는 전화가 매일같이 옵니다. 안 그래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고차 시장이 더 얼어붙을까 걱정입니다"

18일 인천 남동구의 한 중고차매매단지 업체 대표 김모(58)씨는 이같이 말하며 매출 타격을 우려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침수차가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이 영향으로 정상적인 차량도 침수차가 아닌지 먼저 의심해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했다.

인천지역 중고차 매매업계는 이 같은 우려가 지속되면 폐업하는 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중고차 시장은 전세계적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중고차 매물이 줄고 있는 추세다.

매물이 줄어들어 거래량이 급감해 지난 2년 간 인천지역에서 폐업한 중고차 업체가 약 50곳에 달한다는 게 인천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식으로 등록된 매매업체의 경우 소비자에게 침수 여부를 반드시 알려주도록 법제화돼 있어 침수차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인 간의 직거래의 경우 침수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차주들이 자체적으로 수리한 후 침수 기록 없이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삼일 부조합장은 "침수차 구매 예방을 위해선 구매 전 성능 상태 점검 기록부의 침수차량 여부를 확인하고, ‘카히스토리’나 ‘자동차365’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차 이력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며 "또 가격이 시세에 비해 많이 저렴하면 의심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침수 중고차 불법유통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지자체와 공단, 매매연합회 등에 공문을 내리고 협조를 요청한 만큼 침수차가 중고차 매물로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인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침수차가 거래되지 않도록 각 업체에 공문을 전달하고 주의를 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침수 피해로 접수된 차량은 전국적으로 1만1천488대다.

윤유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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