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 대회의실서 2022년 다섯번째 특강... 글쓰기 노하우 13가지 조언

13일 오전 중부일보 1층 대회의실에서 강원국 작가가 '기자의 글쓰기와 말하기'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13일 오전 중부일보 1층 대회의실에서 강원국 작가가 '기자의 글쓰기와 말하기'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글쓰기 쉽게 생각 할수록 쉬워진다"

13일 오전 9시 20분부터 11시까지 중부일보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의 글쓰기와 말하기’를 주제로 강원국 작가의 ‘저널리즘 특강’이 열렸다.

이날 특강에서 강 작가는 대우그룹 홍보팀, 청와대 공보수석실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자신만의 글쓰기 노하우 13가지를 풀어냈다.

특히 강 작가는 ‘우선 시작하기’와 ‘메모’ 강조하며 이를 중심으로 기자뿐 아니라 글을 쓰고 일반인, 글을 다루는 직장인에게도 유용한 글쓰기 방법을 소개했다.

◇우선 시작하기

강 작가는 "첫 문장에 너무 많은 힘을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글쓰기부터 완벽한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거칠지만 스윽 스윽 스케치 하듯 생각나는 대로 우선 글을 만들어낸다. 강 작가는 "하지만 반드시 종결을 짓고 완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글을 써놓으면 자신에게 안도감을 주어 더욱 창의적인 글이 나온다는 것. 살과 가지는 이후 추가적으로 붙인다. 이를 강 작가는 ‘고치기로 쓴다’로 부른다.

주제에 대한 생각이 부족할 때도 우선 시작한다.

부족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은 첫 문장을 시작으로 관련된 자료를 최대한 많이 찾는다. 이 경우 강 작가는 1장을 쓰기 위해 10장의 자료를 구한다.

자료가 모이면 불필요한 것, 중복된 것, 주제에서 벗어난 것을 버린다.

요약을 마친 글에서 다시 밑줄 긋기를 통해 중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10장을 3~4장으로 3~4가지 주제로 정리한다.

다시 읽고 압축한다. 압축은 마치 영화를 보고 나오면 줄거리 얘기할 때 압축한 것을 생각하면 된다. 압축은 한 문장, 한 사건을 부각 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일종의 자기만의 해석이 가능해지고 주제와 제목이 도출된다는 것이 강 작가의 말이다. 핵심은 버리기와 요약이다.

또 한 단어로 시작 서서히 확장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주제에 관련된 키워드, 단어를 쓰고 한 단어를 선택해 문장으로 확장한다. 핵심적으로 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쓰다보면 일종의 주제문, 화제문이 완성된다.

이 첫 문장을 시작으로 문단을 만들고 같은 방식으로 4~5개 문단을 만든다. 그리고 완성된 문단의 순서를 재배열한다. 강 작가는 "문장의 순서, 문단의 순서, 어순에 따라 완성도가 좌우되며 순서에서 논리와 재미가 나온다"며 "똑같은 글도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짚었다.

 

기자특강 (1)
13일 오전 중부일보 1층 대회의실에서 강원국 작가가 '기자의 글쓰기와 말하기'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 틈틈이 메모하기

강 작가는 글쓰기를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으로 틈틈이 메모할 것을 강조했다.

글을 많이 써야하거나 글을 써야할 예비된 일정이 있다면 미리 해당 주제 파일을 만들어 놓고 글의 재료를 만난다면 바로 적어 놓는다.

쓰고 싶은 재료를 적어 놓지 않으면 막상 활용해야 할 때 쓸 수 없다.

강 작가가 말하는 메모의 내용은 6가지다. 지식과 정보, 내생각과 의견, 감정과 느낌, 내 경험과 일화, 본 것, 들은 것 등이다.

그에게 메모는 글의 씨앗이다. 메모는 한 번 말해보고 써먹을 때 생명력을 얻고 싹을 틔운다. 대화과정에서 생각이 더 진화 할 때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쓰고 싶은 주제와 관련된 많은 글을 읽는 것으로 글감을 수집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강 작가는 칼럼, 유튜브, 책의 목차를 활용한다.

많은 글을 읽고 융합해 1과 2를 더해 3을 만들고 1을 변형해 1-1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창조이자 글쓰기라고 전했다.

강 작가는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도 없고 완벽하게 새로운 글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8년 동안 블로그, SNS에서 1만6천개의 메모를 했다"며 "이 가운데 1천700개의 메모를 추리고 재구성해 낸 책이 ‘강원국의 글쓰기’"라고 덧붙였다.

 

기자특강 (6)
13일 오전 중부일보 1층 대회의실에서 강원국 작가가 '기자의 글쓰기와 말하기'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습관이 있어야 쓸 수 있다

‘글 구성 짜놓기’와 ‘습관 만들기’도 자신의 글쓰기에서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가 말하는 글의 구성은 일종의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으로 ▶현상의 원인→ 내용→ 해법, 대책, 개선책 ▶생각→ 생각이유→ 사례와 근거→ 다른 생각 소개→ 다른생각과 비교 평가→ 두 생각을 합해서 결론 ▶육하원칙 등 글쓰기 구성을 가지고 있다면 글쓰기가 한층 쉬워진다고 전했다.

습관 만들기의 중요성도 피력했는 데 그 중 마감을 강조했다.

마감은 글 쓰기의 가장 큰 동력으로 마감이 없다면 글쓰기 시도 자체가 어려워 마감을 정할 것을 권장했다.

또 글쓰기 자체는 습관이 붙기 어렵기 때문에 글쓰기와 같이 할 즐거운 루틴을 만들 것을 추천했다. 예를 들어 글을 쓰기 전에 커피를 마시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이다.

강 작가의 첫 루틴은 마감 하루 전날 소주 반병을 마시고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쓰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주제를 발견할 수 있는 습관으로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서 유의어를 확인하고 곱씹는 것과 자주 쓰거나 중요한 단어, 어미, 접속부사를 미리 써놓고 연결하는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꼭 추천할 글과 평소의 영감을 얻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영감은 기억에서 나온다. 기억이 있어야 영감, 통찰, 혜안 가능하다. 혼잣말로 머릿속으로 상기, 복기한다. 이후 글로써 시각화한다. 분류한다. 분류를 스토리텔링 한다"고 답했다.

이어 꼭 추천할 글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독도는 우리땅입니다’ 연설문, 유시민 작가의 항소이유서를 추천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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