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이틀째 전국 4천900억 접수
정부 공급물량 2%… 실효성 의문
수도권 중위가격 6억1천600만원
주택 가격 초과로 '빛좋은 개살구'
미달시 주택가격 기준 상향 조정

사진=연합 자료
사진=연합 자료

정부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을 겪는 서민들을 위해 정책금융상품인 안심전환대출을 내놨으나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청조건이 주택 가격 4억 원 이하, 부부 합산 소득 7천만 원 이하의 1주택자로 까다로운 데다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의 수요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1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기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 저금리·고정형 상품으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은 15~16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취급액 4천900억 원에 달하는 5천105건이 접수됐다.

주택금융공사를 통해서는 2천597건(금액 2천531억 원), 6대 시중은행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을 통해서는 2천508건(2천369억 원)이 이뤄졌다.

이는 정부가 준비한 총 25조 원의 공급물량의 2%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금공이 앞서 20일간 운영한 사전안내 사이트에 누적 방문자 수가 34만7천명을 기록하면서 흥행이 예고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신청기간 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앞서 두 차례 진행된 안심전환대출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15년 이뤄진 1차 안심전환대출 때는 첫날 승인액이 월 한도액 5조 원의 절반을 넘긴 3조 원을 기록했고, 2019년 2차 안심전환대출도 신청 첫날 8천337억 원을 넘긴 바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 가격별 단계적 신청 접수와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른 요일제 적용으로 인해 수요가 분산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동금리대출 이용자 중 아직 금리 조정주기가 도래하지 않은 고객은 높아진 대출금리를 체감하지 못할 수 있지만 금리를 확인하고 적극 이용하길 바란다"고 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이달 말일까지 주택 가격 3억 원까지, 내달 6일부터 17일까지는 주택 가격 4억 원까지 두 차례에 걸쳐 신청·접수를 받아 지원자를 선정해 순차적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가격이 안심전환대출 조건인 4억 원을 훨씬 넘어섰기 때문에 사실상 이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1천600만 원이며, 경기지역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3천700만 원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택 가격은 우리나라 전체 평균 주택의 중위가격이 4억6천만 원정도임을 감안한 것"이라며 "수요 미달 시 주택 가격 기준을 높여 추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연경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