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써큘러 키 역’(Circular Quay Station·오른쪽 건물)의 모습으로, 써큘러 키(Circular Quay·써큘러 부두·오른쪽)과 요트 등이 함께 보이는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써큘러 키 역’(Circular Quay Station·오른쪽 건물)의 모습으로, 써큘러 키(Circular Quay·써큘러 부두·오른쪽)과 요트 등이 함께 보이는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달링 항구)와 바랑가루(Barangaroo)의 모습을 살피고 페리를 타고 도착한 써큘러 키(Circular Quay·써큘러 부두)는 그야말로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써큘러 키에 도착하면 부두에 있는 페리와 함께 보이는 게 바로 전철이 다니는 ‘써큘러 키 역’(Circular Quay Station)이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해외여객선터미널(Overseas Passenger Terminal)이 펍과 바 등의 술집과 식당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호주 시드니=백승재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해외여객선터미널(Overseas Passenger Terminal)이 펍과 바 등의 술집과 식당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호주 시드니=백승재기자

이곳은 페리와 전철이 함께 모이는 공간으로, 페리가 진정한 교통수단임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이곳 시드니 시민들에겐 부두가 한국처럼 관광을 목적으로 일생에 한두 번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매번 이용하는 기차역이자 지하철역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한국에선 기차역과 지하철역에서 약속을 잡고 만나고, 인근에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노는 친숙한 공간처럼 이곳이 그렇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해외여객선터미널 맞은 편에 있는 SHIPPING OFFICE 건물. 건물 오른쪽 간판에 ‘SHIPPING OFFICE’라서 새겨져 있다.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해외여객선터미널 맞은 편에 있는 SHIPPING OFFICE 건물. 건물 오른쪽 간판에 ‘SHIPPING OFFICE’라서 새겨져 있다.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써큘러 키 역을 등지고 왼쪽을 따라 걸으면 대형 호화 크루즈가 다니는 해외여객선터미널(Overseas Passenger Terminal)이 있다.

이곳엔 배가 가끔 들어오기에 배가 정박하지 않는 대부분의 날엔 이 공간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Park Hyatt Sydney(하야트 호텔)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Park Hyatt Sydney(하야트 호텔)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이에 배가 정박하지 않는 날이면 이곳 시설물은 펍과 바 등의 술집과 식당 등으로 활용되는데, 이날도 영업이 한창이었다.

터미널 맞은편에는 ‘SHIPPING OFFICE’(해운회사 사무소)라고 적힌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호주 헤리티지(Heritage·유산)로 지정된 건물로, 최초엔 저축은행(Savings Bank)으로 사용됐다가 현재는 식당의 주방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Park Hyatt Sydney(하야트 호텔)를 지나 펼쳐지는 공원 등의 광경.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Park Hyatt Sydney(하야트 호텔)를 지나 펼쳐지는 공원 등의 광경.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호주의 역사가 짧은 특성상 100~150년 정도 된 건물 가운데 역사적인 가치가 있으면 헤리티지로 지정해 건물의 외관을 보호하고, 대신 내부는 개조해서 쓴다.

이곳은 바로 록스(The Rocks) 지역에 있는데, 호주에 처음 건너온 영국인들이 정착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일까, SHIPPING OFFICE 건물 외에도 록스 지역을 포함해 시드니 상당수 곳곳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건물은 모두 헤리티지로 지정돼 옛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으며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SHIPPING OFFICE 건물을 지나쳐 더 들어가면 항구에서 정박한 배에서 내린 물건을 보관하던 창고 건물이 있는데, 현재 이 건물은 헤리티지로 정해져 레스토랑으로 쓰이고 있다.

좀 더 들어가면 또 다른 헤리티지인 Park Hyatt Sydney(하야트 호텔)이 나오는데, 시드니에서 가장 비싼 숙박비를 자랑하는 호텔로 손꼽히고 있다. 건물은 오래됐지만 호텔에서 바라보는 뷰(view·경관)가 좋기 때문에 숙박비가 비싸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주 시드니 로열 보태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 Sydney) 내 나무의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주 시드니 로열 보태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 Sydney) 내 나무의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이곳을 지나 안쪽으로 걸어가면 공원이 펼쳐져 나온다. 시민들은 공원에 누워 한가로운 주말을 즐겼다.

여기에서 다시 써큘러 키로 되돌아가서 써큘러 키를 지나치면, 로열 보태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 Sydney)이 나오는데, 이곳은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특이했던 것은 보태닉 가든에서 바다 건너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곳이 있는데, 오페라 하우스 측은 바로 이곳을 야외공연장으로 사용해 시민들에게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있었는데, 공연 기간 비가 많이 내렸지만 오페라 하우스 측은 공연을 취소하지 않았고, 관객들도 우비를 쓰고 비를 맞으며 공연을 즐겼다.

시드니라는 도시 하나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지자체와 시민 모두가 노력하고 즐기고 함께 하는 것이다.

더욱이 오페라 하우스는 일반인들에게 디너파티 등 개인적인 파티를 하는 공간도 제공한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로열 보태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 Sydney) 내 나무의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지난 18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로열 보태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 Sydney) 내 나무의 모습. 호주 시드니=백승재 기자

이용객들은 파티를 위한 물건을 오페라 하우스까지 갖고 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서큘러 키 스테이션에서 페리에 짐을 싣고 오페라 하우스까지 이동하면 오페라 하우스에 설치된 선착장에서 내려 짐을 오페라 하우스까지 편하게 옮길 수 있다.

이에 이용객들은 특별한 경험이라고 느끼고, 한국인들도 간혹 이용한다.

시민들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도시라는 강한 인상을 느꼈다.

‘시드니 이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채룡(44)씨는 "한국에선 호텔을 이용하고 호텔 내 음식을 먹는데 큰 차이가 나지만 시드니에선 액수 차이가 크지가 않다"며 "시드니에서 가난한 사람과 부자들의 생활 차이가 크게 없다는 게 장점으로 정말 좋은 도시이다"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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