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뿌려진 가루 흡입후 쇼크 증세
4개월간 유사범행 4건이나 접수돼
국과수 분석선 독극물 성분 안나와
경찰 "빠른 시일 용의자 검거 최선"

화성시 청계동 청계중앙공원에 뿌려진 의문의 백색가루. 사진=화성동탄경찰서
화성시 청계동 청계중앙공원에 뿌려진 의문의 백색가루. 사진=화성동탄경찰서

화성 동탄신도시 한 공원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백색 가루가 발견되며 일대를 산책하는 반려견 견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이 공원을 산책하던 강아지가 문제의 가루를 흡입, 쇼크 증세를 일으켰다는 최초 신고 이후 범인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동일한 내용의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서다.

21일 화성동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저녁께 화성시 청계동 청계중앙공원 한 잔디밭에 정체불명의 백색 가루가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탄2지구대는 문제의 가루를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일대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최초 신고 이후 이날까지 총 4건의 동일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출동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가루를 수거, 국과수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독극물 성분은 없으나 불순물이 다량으로 섞여 있어 원 성분 분석은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전달받았다.

이후 경찰은 주변 CCTV 분석과 함께 지난달 현장 수색까지 나섰지만 용의자의 인상착의나 동선 등은 묘연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은 자율 순찰대를 조직해 공원 일대 점검에 나섰으며 지역 맘카페, 반려견 커뮤니티 등에 "공원에서 흰 가루를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과 백색 가루가 뿌려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인천시 한 공원에서 산책을 나간 강아지가 의문의 백색 가루를 흡입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 반려견을 해할 목적으로 누군가 유해물질을 살포하고 다닌다는 불안감이 작용해서다.

경찰은 주민 불안 경감과 유언비어 방지를 위해 지난 15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동탄2지구대장 명의로 경찰 조치 사항을 게시한 상태다.

이어 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추가로 의뢰하고 용의자 신원 및 동선 파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최성호 동탄2지구대장은 "최근 수거한 가루에 흙 등 불순물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다 정확한 성분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독성 혹은 유해 성분이 검출될 경우 용의자에게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용의자를 검거하겠다"며 "주민들은 흰 가루를 발견할 경우 반려견의 접근을 차단하고 즉시 112에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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