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수년째 개발 제자리 걸음
같은 시기 투자 협약 체결한 울산은 지역사회 잇단 성토에 계획서 내놔
주민 개발 진행 의지 있는지 의문… 경제청 신세계에 조속한 개발 요청

국토교통부는 26일부터 세종시와 인천 연수·남동·서구 등 4곳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힌 가운데 21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정선식기자
국토교통부는 26일부터 세종시와 인천 연수·남동·서구 등 4곳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힌 가운데 21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정선식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이 사업시행자와 관련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기약없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울산 중구청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울산시에 2027년 말까지 지하6층, 지상83층의 복합쇼핑몰을 건립하겠다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 결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신세계 측은 울산점과 송도점 건립 계획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했으나, 개발계획 제안서가 제출된 울산과는 달리 송도는 막연한 청사진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6년 송도동 10-1~3번지 일대 5만9천600㎡ (약1만8천68평) 부지를 당시 2천300여억 원 가량의 돈을 들여 매입했다.

부지 내 10-2번지에는 A호텔이 신세계 측에 임대료를 내며 운영하고 있는데, 개발 본격화시 해당 호텔의 존치 여부도 미정인 상태다.

더구나 송도점은 당초 비슷한 시기에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추진되기 시작한 대전 신세계 건립 사업에 밀려 제대로 된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울산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은 송도점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6년 울산 중구청과 업무 협약을 맺으며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당시 2017년 착공, 2019년 완공해 2020년 개점하겠다는 계획은 거듭 변경되며 이후 10년간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에 울산 지역사회에서는 토지 반환이나 개발이익 환수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관할지자체도 건립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나서면서 개발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앞서 박태완 전 울산 중구청장은 지난해 10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근무하는 서울 이마트 본사로 찾아가 "대전은 되고 울산은 왜 안되냐"며 1인 시위를 벌였다.

김영길 현 중구청장 역시 지난 6월 취임 이후 서울 신세계 본사를 방문해 울산 복합쇼핑몰의 조속한 사업 시행과 해결방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울산시와 시·구의원 모두 지속해서 신세계 측에 건립을 촉구해온 결과, 지난달 신세계가 울산시를 방문해 경제부시장과 개발계획안 간담회를 갖는 등 재추진을 이끌어 냈다. 반면, 송도점의 경우, 신세계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관할부처가 인천경제청이란 이유로 지자체(인천시와 연수구)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지역 정치인들도 송도점 추진에 목소리를 내거나 공약화하는 등 나서는 이가 없다. 이에 송도점은 울산점 개발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주민들도 수년째 허허벌판으로 방치된 역세권 부지를 보며 답답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 윤모(48)씨는 "공사장만 몇년 째 보고 있는데, 개발을 진행할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다. 애꿎은 공원만 못 쓰게 됐다"며 "전국 쇼핑몰을 다 짓고 나서야 송도에 다시 눈을 돌릴 셈인가 싶다. 죽기 전에나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공원 등이 포함돼 있어 토지 소유권이 신세계 측에 완전히 이전된 것은 2018년 하반기로, 6년 넘게 개발이 지지부진한 것은 아니다"라며 "신세계 측에 조속한 개발을 요청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기존 상업시설과 차별화되면서 송도에 최적화된 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내부 검토를 거치는 단계로 앞으로 일정은 미정"이라고 일축했다.

박유진·윤유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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