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22일 아트페스티벌 참석
축제 진행 기간… 예정 행사도 산적
실무자 아닌 경영진… '외유성' 비난
이사장 "평일 출장 축제는 주말만"

이천도자기축제 주관단체인 이천문화재단(이하 재단) 경영진들이 축제 기간 중 제주도 출장을 다년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혈세낭비에 ‘무책임한 행보’라는 비난이 일고 있어 말썽이다.

26일 이천시와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A이사장과 B사무국장 등 일행 4명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참석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및 제주도 일원에서 개최된 ‘제15회 제주 해비치 아트페스티벌’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후원하는 행사다.

문제는 내달 3일까지 재단이 주관하는 이천의 대표 축제인 ‘도자기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영진이 자리를 비운 점과 다음달 개최 예정인 서희 문화제, 전통문화 유산 한마당, 역사문화탐방 등 줄이은 공연과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재단 일부 직원들도 현재 도자기 축제가 진행 중이며 10월 각종 행사 준비를 앞두고 책임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제주행을 강행한 것에 대해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문화예술 산업 종사자 간 정보제공·교류·홍보와 공연예술 유통 활성화 기여를 목적으로 열리는 행사에 유네스코 창의도시로서 ‘역사문화예술의 도시 이천구현’을 비전으로 내세운 재단 실무자 참여는 일리가 있다.

다만, 타 지자체 문화예술 관련 단체의 경우 대표자 등의 참석률이 저조할 뿐 아니라 사무국장까지 참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전해졌다.

도자기축제 한 관계자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이천시 대표축제에 (재단 측)직원 2명만이 나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자들이 시민들의 혈세로 제주도 출장을 간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시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도자기축제는 기획부터 잘못돼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 재단 경영진이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부실경영 논란으로 특정 감사까지 받은 재단이 혈세를 들여 하루 수십만원 하는 호텔을 이용하는지 그들의 속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고생하는 직원들은 차제하고라도 (이사장이)얼마 남지 않은 임기에 ‘공무 출장’이라는 명분으로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아냥은 피하기 어려워 보일 것 같다"고 비토했다.

이에대해 A 이사장은 "진행 중인 도자기 축제는 평일엔 문을 닫고 주말에만 행사를 하고 있어 (제주도 출장이)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주말엔 도자기 축제장을 지키고 있다"며 "(제주도 행사는)내년도 이천문화재단 사업계획에 반영할 공연 등을 사전에 기획할 수 있는 계기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시 한 관계자는 "별도 산하단체인 재단을 강제할 수 없어 "제주도 출장은 부적절한 것 같다"라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재단 관련 각종 문제점에 대해 검토 중이다. 조직 개편을 위한 조례가 개정된만큼 진정한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해비치 페스티벌은 참가 신청단체 인원 2인만 숙식(항공료, 교통비 제외)을 제공하며 추가 인원에 대해서는 숙박비(1박) 24만, 식대(1식) 2만 3000원 등을 신청(지급)하면 참여할 수 있는 가운데 재단 측은 행사 참여를위해 주최 측 지원 인원 이외 2인의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 90여만 원의 비용을 사전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천문화재단에 대한 감사결과가 지난 주 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재단 직원들은 27일 "이사장과 사무국장이 비전 제시는커녕 최소한의 도덕성 및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김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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