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독을 풀어놓고 온 나라를
위협하던 그 불볕의 횡포를 귀하께서
잘 견딘 덕분에 가을로 갈 수 있겠네요

나왔다 들어갔다 때맞추기 어렵다던
코스모스가 제대로 까불거리는 거리를
귀하보다 먼저 발견하고 오는 길입니다

제 갈 길로 잘 돌아가는 계절이 가장 안전
하겠지만 내일부터 발목 잡는 태풍이 있다 하니
귀하께서도 채비를 하셔야겠지요

느닷없이 피어나 정신 못 차린다던 그런 사랑
귀하가 다그쳐버리자 일찍 소각해 두었기에
가을은 견딜만 할 것 같아 다행이네요
 

곽구비 시인

2015년 문학세계 등단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시와 달빛 문학회 회원
시집
1집 ‘푸른 들판은 아버지다’
2집 ‘사막을 연주하다’
3집 가시박힌 날
4집 자연의 들러리로 살고싶다

5집 귀하의 가을은 안녕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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