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확대하면서 초기 경찰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당시 시점으로는 최선을 다한 결과다"는 의견을 내놨다.

4일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분당경찰서가 수사할 때 확보한 자료와 수사 내용에 따라 불송치 결정을 했고 최근 보완수사 과정에서 진술 번복과 유의미한 객관적 증거들이 새롭게 나와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며 "8천여 장에 달하는 수사 기록과 수십 명 참고인 조사 등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오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농협 성남시지부, 현대백화점, 판교 알파돔시티 사무실 등 7곳에 대해 세 번째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지난달 16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두산건설과 성남지청, 네이버, 차병원 등을 강제수사 하는 등 수사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6~2018년 성남FC 구단주를 맡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 원 후원금을 유치하고,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줬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9월 분당경찰서가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고발인 이의신청으로 올해 2월 보완수사가 시작된 바 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이 대표와 전 두산건설 대표 A씨에게 각각 제3자뇌물공여, 뇌물공여 혐의가 있다는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당초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했던 결과가 보완수사 과정에서 뒤집히고 이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수사범위를 확대하자 경찰 수사 부실 지적이 불거졌다.

박 청장은 발언은 이 같은 지적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이어진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 관련 경찰 수사가 한 번도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부실 수사’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노규호 경기남부청 수사부장은 "곽 전 대표를 소환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다른 참고인 진술에서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며 "또한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하고 소환 범위를 최소화 한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외 경기남부청에서 맡고 있는 이 대표 아들 도박·성매매, 성남 백현동 개발 특혜, 경기주택도시공사 합숙소 불법 선거캠프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 처가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를 강조했다.

박 청장은 "중요 사건에 대해 의구심이 없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양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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