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맛시장⑥- 안산 도리섬상점가

 중부일보가 경기 인천지역의 전통시장을 돌며 각 시장마다 명물로 자리 잡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소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연중기획으로 한달에 한 번 소개되는 우리동네 맛시장. 고잔 신도시의 초입으로 변한 지금까지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안산 '도리섬상점가'를 소개해 본다.


도심 한가운데 섬이라니. 언뜻 들으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지명이지만, 도리섬상점가가 위치한 곳은 1950년대까지 밀물에는 섬이 되고 썰물에는 사람이 건너던, 갯벌의 작은 흙섬이었다.

그 흙섬에 물이 돌아들었다 해서 생긴 ‘도리섬’이라는 지명은 지리적으로 안산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안산의 눈부신 발전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고잔 신도시의 초입으로 변한 지금까지도 ‘도리섬상점가’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도리섬상점가는 2014년 (구)상인회 사무실을 건립하며 발족했으며, 지난 2017년 안산시 최초로 정식 상인회 등록을 마쳤다.

또한 이듬해에는 전국 전통시장 콘퍼런스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9년 5월 안산시 최초로 특성화 첫걸음시장에 선정, 2020년에는 역시 안산시 최초로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문화관광형시장에 선정돼 2년간 1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안산 '도리섬상점가' 입구.
안산 '도리섬상점가' 입구.

‘도리’, ‘서미’라는 독자적인 캐릭터를 보유한 도리섬상점가에는 150여 회원들이 여느 상점가보다 굳건한 단결력과 응집력을 보이며 상권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상인회 설립 이후 소년소녀가장 교복지원, 쌀 나눔행사 등을 이어오며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범적인 상인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용용선생'의 주성국, 황성주 공동대표(왼쪽부터).
'용용선생'의 주성국, 황성주 공동대표(왼쪽부터).

도리섬상점가에는 일식, 한식, 양식 등 취향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과 볼링, 골프 등 여가시간을 알차게 즐길 레포츠 공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줄 카페, 일상의 힐링을 제공해 줄 마사지 등 먹고 마시고 즐길 거리들이 즐비하다.

특히 최근 상점가에 새롭게 입점한 와규 소고기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우마카’, 7종의 다양한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바이젠하우스’, 홍콩식 다양한 안주와 먹거리를 구비한 ‘용용선생’ 등의 업체는 젊은이들의 유입을 주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도리섬상점가에서 가장 최근에 매장을 오픈한 '바이젠하우스' 김성수 대표.
도리섬상점가에서 가장 최근에 매장을 오픈한 '바이젠하우스' 김성수 대표.

18년간 운영하던 해물, 생선요리 전문점 자리에 지난 19일 새롭게 문을 연 ‘바이젠하우스’의 김성수 대표는 "도리섬 상점가에 최근 젊은층의 발걸음이 늘고 있는 추세라 들었다"면서 "앞으로 더욱 활력이 넘칠 도리섬 상점가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바이젠하우스에도 많은 손님으로 넘쳐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13일 신규 오픈한 도리섬 상점가의 새내기회원 ‘용용선생’의 황성주 대표는 "아직 정식 영업을 시작한지 채 2주도 되지 않았지만 유동인구도 많고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면서 "이곳 도리섬에 들르시면 수십 가지의 다양한 홍콩식 안주를 맛볼 수 있는 용용선생에 꼭 한 번 찾아와달라"며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핼러윈을 맞아 열리고 있는 신나는 야시장의 모습.
핼러윈을 맞아 열리고 있는 신나는 야시장의 모습.

마침 현장을 방문한 26일은 도리섬상점가가 할로윈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신나는 야시장&Hello 할로윈축제’의 첫날이었다.

상점가 앞 광장을 빼곡히 매운 야시장들은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으며, 각설이 공연이 함께 진행돼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도리섬상점가는 경기시장상권진흥원에서 공모한 ‘2022년 경기도 혁신형 마케팅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 봄 ‘슈퍼맨놀이터&문화공연’과 여름 행사인 ‘온가족이 놀러와요, 도리섬 물놀이랜드 &플리마켓‘을 호평 속에 진행한 바 있다.

가을 행사의 일환으로 준비된 이번 ‘Hello 할로윈 축제’는 오는 31일 도리섬상점가 광장(안산시 단원구 광덕3로 167-16)에서 열리며, 오후 5시부터 할로윈 이벤트가, 6시부터는 마술, 난타,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Hello 할로윈 축제 포스터.
'Hello 할로윈 축제' 포스터.

할로윈 기간 중 도리섬상점가 주변 구석구석에 할로윈 테마의 포토존들이 준비돼 있으며, 26일부터 30일까지는 신나는 야시장이 이어진다. 또한 이번 축제의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단순히 먹거리들이 모여 있는 형태를 벗어나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혼재된, 문화가 담긴 상인회의 전형을 보여주는 도리섬상점가. 가족, 지인들과 한 나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성권 도리섬상점가 상인회장
마성권 도리섬상점가 상인회장

[인터뷰] 마성권 도리섬상점가 상인회장 "전국 최고 상점가 되도록 열정으로 전력"

10여 년 전부터 도리섬상점가의 회장을 맡아 지역의 살림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마성권(51) 회장은 "상인회가 잘 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협조와 상인회를 이끌어가는 임원들의 지치지 않는 열정이 필수"라는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사실 어느 도시에서나 볼 법한 신도시 내 하나의 거리에 불과했던 이곳 도리섬상점가 일대를 안산에서 손꼽히는 명품 상점가로 만든 데에는 마 회장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큰 몫을 담당했다.

"처음 신도시가 조성되고 거리에 점포들이 하나 둘 늘어나던 시점에 이곳은 여러 가지로 정리가 되지 않은, 과장 조금 보태 무법천지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거리를 돌며 상인들에게 해가 되는 환경들을 하나 둘 제거해 나간 결과 지금은 안산에서 손꼽히는 쾌적한 상점가 거리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상인회의 결속력은 보통 회비 납부 여부로 판가름이 난다. 도리섬상점가의 상인회 회원들은 평균 월 4~5만 원의 적지 않은 회비를 그것도 기분 좋게(?) 낸다고 한다. 상인회를 이끄는 임원진들에 대한 신뢰, 그간 보여준 모습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도리섬상점가는 마 회장을 중심으로 상권 활성화와 더불어 안산시, 중소기업청 등을 통한 꾸준한 사업 추진으로 안산을 넘어 타 도시에까지 입소문이 퍼졌으며, 전국 각지의 상인회에서 벤치마킹을 요청할 정도에 이르렀다.

"유흥가가 밀집된 고잔신도시 참치거리 쪽의 유동인구가 더 많기는 하지만 매출을 따졌을 때 도리섬상점가에 입점한 업체들의 매출이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젊은층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 상권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상인회 역시 지속적인 사업 추진으로 도리섬상점가가 안산을 넘어 전국 최고의 상점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재안산 호남향우회 청년회장 출신으로 추진력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는 마성권 회장. 마 회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전국 최고의 상점가로 거듭날 도리섬상점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전춘식·이태호기자
사진=이태호기자

안산 '도리섬상점가'

개설일 - 2017년(상인회 정식 등록)
위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광덕3로 167-14
점포수 - 150개 
편의시설 - 공영주차장 및 노상주차장
상인회 - 031-480-7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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