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법 써봅시다 책이 뭐라고/나와 함께 살아갈 당신에게/탐진강/타인의 마음/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오후 두 시의 친절한 이웃

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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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는 문화유산
신은주 지음/초록비책공방/325쪽/값 2만 원

저자는 오랜 시간 박물관 보존처리 업무를 담당하며 문화재에 담긴 삶의 흔적을 관찰하고 분석해 역사의 한 조각을 찾아내는 일을 해왔다. 이 책은 발견된 유물이 박물관의 전시실 또는 제자리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거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문화유산을 더 깊고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금속, 토기, 목재, 회화 등 각종 유물들이 어떤 상태로 발견되고, 어떤 처리를 거쳐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세상에 나와 우리를 찾아오게 되는지를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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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써봅시다 책이 뭐라고
신선수 지음/청림출판/256쪽/값 1만6천 원

‘일상이 콘텐츠가 되는 하루 30분 프레임 책 쓰기’가 이 책의 부제다. ‘프레임 책 쓰기’란 책의 전체적인 프레임(구성)을 만들어놓고 이에 맞춰 자투리 시간마다 책을 쓰는 기술로, 전업 작가가 아닌 사람들도 하루 30분씩 6개월이면 책을 출간할 수 있는 쉽고 편한 책 쓰기 기술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 쓰기가 좋은 건 실패를 하더라도 기존의 삶이 무너질 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출간을 못했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정말 열심히 해서 출간에 성공한다면 당당하게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경제적인 보상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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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살아갈 당신에게
김옥림 지음/팬덤북스/275쪽/값 1만3천 원

저자는 결혼과 부부에 관한 101가지의 명언을 실제 사례와 예화를 들어 설명했다. 특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말을 통해 부부간 대화를 강조한다. 대화는 서로의 마음을 가장 빨리 전달하는 소통 수단으로, 대화가 없으면 굴뚝이 막혀 연기 배출이 안 되듯 부부 사이에 단절을 가져오고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불안에 처해 있을지라도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찾을 수 있어 결혼을 하는 것’이라는 괴테의 말처럼, 저자는 이 책이 예비부부들은 물론 기혼자들의 진심어린 대화와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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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강
이판식 지음/(주)호밀밭/396쪽/값 1만6천 원

전남 영암 금정산에서 발원한 130리 탐진강은 장흥읍 석대들을 적시고 강진만으로 흘러든다. 그리고, 장흥 석대들은 정읍 황토현, 공주 우금치, 장성 황룡과 더불어 동학혁명의 4대 격전지로 꼽히는데. 이 격전의 한가운데에서 ‘사람을 하늘같이 섬기고’, ‘있는 놈 없는 놈 함께 사는 세상’을 꿈꿨던 남도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설로 재탄생했다.

책은 전남 장흥 출신의 저자가 8년에 걸쳐 다양한 문헌과 자료 조사, 현장 답사와 고증,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갑오년 탐진강 석대들의 함성을 남도 동학의 풍운아 이방언 장군의 생애를 중심으로 박진감 있게 풀어낸다. 

계사년(1893년) 겨울, 부용산에 오른 장흥접주 이방언 일행의 모습을 묘사하며 시작되는 소설은 이방언 장군이 어떤 계기와 고민을 가지고 동학에 투신하게 됐는지, 그와 함께한 사람들의 생각과 그들이 바라본 당시 사회의 모습은 어땠는지, 이들이 꿈꾸었던 세상의 정체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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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마음
김경일·사피엔스 스튜디오 지음/(주)샘터사/304쪽/값 1만8천 원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과 tvN ‘어쩌다 어른’의 제작팀이 만든 디지털 지식 플랫폼 ‘사피엔스 스튜디오’가 함께 출간한 책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타인들의 말과 행동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그 내면의 심리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그들을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책 속에는 ▶틈만 나면 남 욕을 하는 사람 ▶남과 비교하는 사람 ▶은근히 나를 무시하는 사람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에서부터 살면서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가스라이터, 소시오패스, 악플러들까지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한 번쯤은 직접 마주했거나 매체를 통해 본 다양한 모습의 타인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건 나 역시 이런 모습을 보일 때 누군가는 나로 인해 힘들어한다는 것과 같다"며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타인에 대해 고민하고 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과 행동을 했는지, 그 내면에는 어떤 심리가 있는지 알고 대처한다면 상처받지 않으면서 좀 더 행복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로 불안하고 힘들다면 이 책에서 소통의 방법과 지혜를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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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황헌만 지음/소동출판사/208쪽/값 3만5천 원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란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저자가 15년 가까이 기록해 온 사진 작업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들 ▶자연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가 ▶무분별한 개발 앞에서 자연이 어떻게 무력해지는가 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책에 기록된 새들은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황조롱이, 큰고니, 개리를 비롯해 60종이 넘는다. 봄·가을 농부들의 농사 모습, 강을 건너는 고라니, 가을·겨울 갈대와 버드나무 등의 풍경도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돼 담겼다. 저자는 "한강, 임진강, DMZ와 만나는 교하습지를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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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 시의 친절한 이웃
이선우 지음/청색종이/288쪽/값 1만3천 원

이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주로 불완전한 삶에 휘둘리고, 때로는 공포에 시달리며 인간이 어떻게 균열되고 무너지는가를 보여준다. 표제작 ‘오후 두 시의 친절한 이웃’과 ‘토끼마켓’은 인간의 나약함과 관계의 단절, 그로 인한 불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그 밤의 연주’ 등에선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인간성의 회복에 대해 다루고 있다. 소설 쓰기를 통해 삶의 균열과 관계의 고립,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또 다른 시간을 만나게 된다는 저자는 그래서, "내 소설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잠깐이라도 그렇구나 공감을 한다면 고맙고 행복하겠다"고 말한다.

강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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