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문방구처럼 신나게 드나드는 놀이공간 추구
어린이작가반·나만의 책 만들기 등 문화 활동도 활발

딸랑 딸랑 출입문 종이 울리면 꼬마 손님들이 우다다다 들어와 익숙한 듯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꺼내놓고 재잘재잘 떠든다.

학원은 아니고 키즈카페는 더더욱 아니다. 어린이 손님들의 사랑방인 이곳은 다름 아닌 책방 이야호우북스.

이야호우북스는 아이들은 물론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지금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꼬마 손님이 그린 그림, 책장 한켠에 전시돼 있다. 사진 안형철기자
꼬마 손님이 그린 그림, 책장 한켠에 전시돼 있다. 사진 안형철기자

◇주민들의 애정 넘치는 동네 사랑방

이야호북스의 인테리어는 주민들의 손으로 꾸며진 것이 많다.

가게 출입문과 유리벽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떡하니 붙여져 있다. 뿐만 아니라 서가 곳곳에서도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돼 있다.

김지현 책방지기는 "아이들이 책방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면 무척이나 뿌듯해 한다"며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부모님도 아이들도 모두 좋아해서 그림을 도저히 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책장 한편에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식 과학도서 시리즈 수십 권이 진열돼 있다.

아이들이 성인이 돼 필요 없어진 책을 책방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 한 손님이 기증한 것이다.

테이블 중 일부도 손님들이 기증한 것이고 어항 속 물고기 역시 꼬마 손님이 개천에서 잡아온 구피를 책방에 선물한 것이다.

꼬마 손님이 선물한 구피의 어항. 안형철기자
꼬마 손님이 선물한 구피의 어항. 안형철기자

김도훈 책방지기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많지는 않았는데 번식해서 많이 늘어났다"며 "구피를 선물한 친구는 종종 들러서 확인 한다"고 말했다.

하원 시간이 되고 노란버스가 도착하면 아이들이 옆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사서 책방에서 먹고 가기도하고 그림만 그리고 갈 때도 있다는 게 책방지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성인들이 카페를 이용하듯 책방을 비슷한 용도로 활용하기도 하는 데 그 모습이 꽤 귀엽다"며 "책방이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지만 요새 아이들이 키즈카페 외에는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 아이들에게 옛날 문방구와 같은 놀이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민규기자
노민규기자

◇동네작가 탄생하는 책 만드는 책방

이야호우북스에서는 많은 문화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콘텐츠는 글쓰기와 출판이다.

이야호우 옐로우북클럽은 연령, 직업, 성별 등이 다른 7명의 동네주민들과 함께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글쓰기 수업이 끝나면 각자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실제 종이책으로 출간한다. 정식으로 등단하는 셈이다.

출간된 책으로는 동네주민들과 함께 북콘서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나만의 책만들기, 그림책어린이작가반, 독서모임, 그림책테라피, 글쓰기수업, 어린이북클럽(주제별 책 읽기, 토론, 글쓰기), 책방지기를 상징하는 이야와 호우 캐릭터 굿즈 만들기, 가죽 북마크 북커버 만들기, 어린이 작가 전시회, 북꾸러미 배송 서비스 등 수많은 문화 활동이 진행 중이다.

고양 이야호우북스 내부 모습. 사진=노민규기자
고양 이야호우북스 내부 모습. 사진=노민규기자

이처럼 활기를 띠는 수많은 프로그램 덕에 이야호우북스는 올해 4월 확장하며 문화 활동만을 위한 공간을 확보했다.

이렇게 많은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연출과 배우(남편), 작가(아내)라는 두 사람이 가진 또 다른 직업과 서로 버팀목이 돼주는 것이 원천이라고 책방지기는 전했다.

이야호우북스의 문화활동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김지현 책방지기는 "앞으로 출판사와 연계한 어린이 발명대회, 이야호우 그림 사생대회, 어린이 손님들이 요청한 추가 캐릭터 굿즈 컵, 티셔츠 등을 제작할 것"이라며 "가죽케이스 블라인드 북, a4 한 장 분량 700원 소설 만들기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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