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더하니 형체가 만들어지고, 형체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태어났다. 김영화 작가의 작업은 섬세하면서도 또렷하다.

김영화 작가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개인전 ‘나와나 너와너 나와너’가 오는 27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린다.

식물은 땅에서 물과 영양분을 흡수해 자라나고 잎과 꽃을 피워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김 작가는 머리카락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먹고 자란다’는 개념에서 착안해 이러한 작업을 시작했다. 한 가닥, 한 가닥의 머리카락(선)이 만들어내는 공간과 공간이 하나의 형체를 만들면서 생각(자아)을 한층 풍부하게 한다. 머리카락은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또 다른 ‘나’라는 것이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에서 여인이라는 타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표현해왔다. 하지만 ‘이 주제의 작업에서 현재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타자가 아닌 ‘지금의 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여인이라는 타인이 아닌 나에게 집중해 하얀 종이 위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던지면서 그 공간에서 좀 더 담백하고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풀어갈 것"이라며 "작업방법은 연필을 최대한 가늘게 칼로 깎아서 7~10번 정도 머리카락(선)을 그리고 다시 깎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해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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