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북적이는 인계동 클럽식 술집
내부 들어서자 뿜어낸 담배연기 자욱
통로 비좁아 이동하기도 쉽지 않아
비상구엔 적치물·출입금지 표지판
손님 "사람 많아 무서운 생각 들어"
전문가 "인원 많고 실내흡연도 위험, 재난 발생땐 대피 어려워 참사 우려"

지난달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시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다중 밀집시설 내 안전의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다중 밀집시설 내 흡연과 비상구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을 지적하며 자칫 또 다른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오전 2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클럽. 좁은 지하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다. 이영종수습기자
지난 19일 오전 2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클럽. 좁은 지하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다. 이영종수습기자

지난 19일 오전 2시께 찾은 수원시 인계동 박스권에 위치한 한 클럽 형태의 술집 입구에는 주말을 즐기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술집 내부는 자욱한 담배 연기와 함께 여러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뒤엉켜 맥주병을 들고 다니며 마시거나 춤을 사람들로 뒤엉켜 있었다.

디제잉을 하는 무대 앞 편에는 폭 13여 m 안에 두 줄로 된 테이블 사이로 사람들이 서로의 어깨를 부딪히며 다닐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주말을 맞아 이 곳을 방문한 권모(23)씨는 "요즘 핫한 곳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금요일과 토요일만 영업을 한다고 해 찾아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지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즐기기 위해 왔지만 좁은 이동 통로 때문에 사고가 난다면 대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클럽 내 별도로 마련된 흡연 공간이 없는 탓에 테이블마다 피다 만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다. 이영종수습기자
클럽 내 별도로 마련된 흡연 공간이 없는 탓에 테이블마다 피다 만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다. 이영종수습기자

이날 찾은 인근 클럽 내부 역시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비상구 앞은 쓰레기와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어있어 비상 상황 발생 시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클럽을 찾은 최모(27·여)씨는 "오랜 시간 기다려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많고 담배 냄새도 심해 금방 나왔다"며 "조리 공간이 개방돼 있어 위생상태도 믿음이 안 가는 데다 비상구를 이용하지 못하게 돼 있어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비상구 이용의 어려움은 ‘이태원 참사’ 당시 인명피해를 키운 많은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클럽 이용객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한 전문가는 어두운 클럽 특성상 재난 발생 시 비상구를 이용한 대피는 필수적이라는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다중 밀집시설의 경우 제곱미터 당 5명이 적절하지만 이보다 많은 인파가 모인 상태에서 흡연까지 이뤄지고 있다면 화재 등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주로 지하에 위치해 있고 이동에 제약이 많은 클럽의 특성상 사고가 발생한다면 대피가 쉽지 않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선 가게 운영진들이 안전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이용객들 역시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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