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초·중·고 중 2곳 졸업자로 제한
선수 구성 난항… 대회 출전 힘들어
감독 보충 요구에도 市는 미루기만
市 "이천 출신 우선 조례 개정 추진"

"정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3학년부터 목표였던 이천시청 정구부에 입단해 태극마크를 달고 싶었어요. 절반의 꿈을 이뤘는가 싶었는데 그 실상은 차라리 운동을 접고 싶은 심정이에요."

올해 재창단한 이천시청 정구부에 입단한 A선수와 B선수가 망연자실하면서 정구부 운영의 난맥상을 밝혀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앞서 이천시는 지난 2020년 8월 마라톤, 트라이애슬론, 정구부 등 3개 직장운동경기부에 대해 조례 개정을 통해 일방적인 해체 통보를 했다. 그 후 지난해 공모를 통해 배드민턴과 정구팀을 선정,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역출신으로 지역 내 초·중·고교 중 2개교 졸업자 규정 등 납득하기 어려운 조례 개정으로 인해 선수 구성도 못했다. 이에 개인전 외에 단체전은 아예 출전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정구부는 조례 상 ‘감독 1명에 선수 5명’으로 돼 있으나 연고주의에 덜미를 잡혀 감독과 선수 3명으로 창단했다. 결국 입단한 선수와 감독은 제대로 된 훈련은커녕 각종 대회 출전에도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감독이 누차에 걸쳐 선수 보충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 시 담당부서가 미루기로 일관하면서 직장운동경기부에 대한 1년 간 이어진 불합리적 행정 등을 놓고 직무태만 논란까지 이어져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대한민국 정구 유망주인 A선수는 "선수 3명으로 어떻게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있나. 제가 꿈꿨던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느낌이다"며 "차라리 군입대를 통해 시간을 갖고 미래를 고민하자는 결론을 냈다. 솔직히 지금은 운동을 접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C 감독은 "누차에 걸쳐 선수 보충을 요구했으나 (담당부서가)인정하면서도 지금까지 미뤄져 훈련과 대회 출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래도 올해 개인단식 등에서 성과를 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직장운동경기부 관련)각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조례를 시급히 전부 개정하고 불합리한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재공모를 통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 최선책"이라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마치 선수들만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듯한 행태는 민선 8기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질책했다.

이와 관련 시 관련부서는 "올 하반기에 선수를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조례상 연봉으로는 우수 선수 영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천 출신 우선 영입이라는 기존 조례를 개정하기 위한 입법예고를 한 상태로 불합리한 규정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3명의 선수로 출범한 정부구가 개인단·복식은 출전했지만 선수 부족으로 단체전은 출전하지 못한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 해당부서는 시의회에 조례규칙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해 정구부 단원을 현행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단원 등급 및 연봉산정 등을 우선 개정하고 내년에 조례 개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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