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 산후조리원서 집단 감염
신생아 확진 11명 이어 6명 늘어
4급 감염병인 급성호흡기감염증
영유아 감염시 폐렴 발전 치명적
독감·코로나 재유행 조짐 등 비상

최근 경기남부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를 중심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커지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RSV는 제4급 감염병인 급성호흡기감염증 중 하나로 일반 감기의 일종이지만, 영유아 감염 시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는 등 치명적일 수 있다.

2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용인시 수지구의 한 조리원에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확진 사례가 이어졌다. 이날 신생아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다음 날인 11일 1명이 추가로 확진됐고, 3일이 지난 14일에는 확진자가 9명 늘면서 조리원 내 확진자는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이에따라 방역 당국은 곧바로 격리 조치 및 현장 역학조사에 나선 데 이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신규입소 금지·자택 외 조리원 전원 금지 조치도 내렸다.

그러나 잠복기간을 거치며 잇따라 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는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구체적으로 신생아 16명, 산후조리원 종사자 1명이다.

현재 신생아 4명이 인근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상태이며, 해당 산후조리원은 지난 15일 폐쇄 이후 소독 등 방역 조치를 완료한 상태다.

시·군 보건소와 도는 산후조리원을 다녀간 산모와 신생아 126명에 대한 추적 관리와 함께 모니터링, 검사 권고 조치했다.

앞서 이번 집단 감염 발생지가 ‘경기남부’의 한 산후조리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원·화성 등 지역 맘 카페에선 예비 산모들을 중심으로 불안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더 이상의 추가 확진자가 없을 것으로 관망하고 있지만, 올해들어 감염 사례가 늘어난 탓에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한 달(10월 2일~11월 5일)간 도내 의료기관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모두 381명인데 반해 지난 2020년 동일 기간 0건, 2021년 8건으로 각각 나타나는 등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 감염률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현재 전수감시가 아닌 표본감시 방식으로 신고 접수를 받고 있어 실제 감염 사례는 그 이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방역 당국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한조리원의 폐쇄 기간을 이달 말까지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도는 24일까지로 권고한 바 있다.

또 지난 21일에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예방’내용의 카드뉴스를 배포해 경각심을 일깨웠다.

한 조리원과 인접한 용인시 처인구 보건소도 이날(23일) 오전 질병청의 카드뉴스를 재안내하며 산후조리원 근무자 행동수칙과 감염예방수칙 등을 전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는 마스크 등의 개인보호구를 필수로 착용한 채로 생활했고 국민들의 개인위생 인식도도 높아 확진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각심이 무너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는 도내 산후조리원, 보육 시설에 공문을 보내 주의를 요구하고 있고 각 시·군·구에서도 관련 안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시현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