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  이후 단시간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 대한 경고가 계속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월드컵 시즌이면 볼 수 있는 거리응원도 안전을 이유로 허가되지 않았다가 조건을 달고 허가됐다. 경기가 열리는 야간 시간 대 안전 확보와 원활한 동선 관리 등이 조건이다. 서울시에서는 현장에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인력 276명을 투입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응원단인 붉은악마 측에서도 300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했다.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지만 넓은 공간에서 인파 간 간격이나 질서 유지를 통해 안전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일상적으로도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는 위험한 경우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특히 놀이공원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오픈런 행사 때 자주 목격된다. 백화점 오픈과 더불어 명품 매장의 물품을 선점하기 위해 갑자기 한꺼번에 뛰어 가는 경우도 많다. 오픈런이란 말이 달리 나온 것이 아니다. 또한 대규모 할인 행사가 벌어지는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할인 폭이 큰 한정 수량 품목을 선점하기 위해 오픈과 더불어 뛰어 들어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앞에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연쇄적으로 넘어질 가능성이 많고 실제 크고 작은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에스컬레이터를 역주행하는 아찔한 일도 벌어지곤 한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고객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입장을 일시 제한하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해 고객 안전이 우선인 마케팅 방법의 재고가 필요하다. 놀이공원에서도 위험한 오픈런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주말이면 개장 전부터 출입구에 긴 줄이 생기고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뛰어 들어가는 청소년들이 많다.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먼저 타기 위해 경쟁적으로 달리는 것이다. 직원들이 입장 전이나 현장 방송을 통해 자제를 당부해도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라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서야 개장 직후 놀이시설로 향하는 내리막길을 일시 통제하는 등 관리가 강화됐지만 상시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아무리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이 많다. 실내외, 혹은 공간의 크기 여부와 상관없이 인파가 몰리는 장소는 언제든지 통제와 관리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보여주기 식 안전 강화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기본 매뉴얼을 제대로 마련해 이용자나 고객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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