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한 의원이 학교에서 근무하는 고령의 노동자를 지칭하며 돌아가실 나이라고 발언한 것이 일파만파 되고 있다. 당사자인 국민의힘 한민수 시의원은 처음부터 노인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려는 취지였다고 덧붙였지만 우리 사회를 지금껏 일궈놓은 세대에 할 말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얘기의 발단은 한 의원이 지난 21일 인천시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학교에서 근무하는 81세 노동자를 언급하면서다. 그는 70세 정도면 이해하겠지만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한 얘기로 판단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대통령 바이든도 이 정도 나이대로 세계를 이끌어 가는 노익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과거만 생각한 발언으로 보이는 이유다. 우리나라 역시 지금의 80초반은 현직은 아니라도 일하고 있는 연령대다. 과거에 비해 많이 상향된 연령이라는 의미다. 그저 집안에서만 있을 나이대가 아닌 생산에도 참여하는 사례를 우리 역시 심심치 않게 목격하고 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일 할 수 있는 나이는 어찌보면 정해진 것은 없다. 무슨 일에서든 힘이 닿을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이제 자식세대에 의존하는 연령층도 사라져가고 있다.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워도 자신의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고령층이 예전보다 10년 가까이 늘어가면서다.

물론 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단순히 인천지역 학교에서 시설물 청소원 등으로 일하는 노동자와 관련한 질의 과정에서 나왔다지만 "81세면 경로당도 받지 않는데 이런 분이 청소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교장 선생님 짐이나 되니 이런 분들을 정리해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직격한 것은 우리 정서에 넘치는 부분이 있다는 판단이다. 왜 한 의원이 이런 분이 일하다가 돌아가시면 큰일 난다고 걱정을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꼭 일을 해야 생계가 유지되는 고령층에게 정리라는 말은 엄청난 의미로 다가설 수 있다. 일을 하고 안하고는 전격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 다만 우리 사회가 배려할 수 있는 것은 복지분야와 대한민국의 가장 큰 허리역할을 해 온 연령층에게 최소한의 부분적인 생계유지다.

이미 지하철의 유료부분 논쟁도 노인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 사실상 노인 인구에게 분명한 복지분야였던 이런 지하철 무상승차도 어려운 노인층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으로 남는다. 유일한 운동 수단이고 이동 수단인 지하철이 노인들에게 부담이 되면 움직이지 못해 국가에게는 더 큰 짐이 된다. 그래서 최소한 지하철 유료 논쟁은 이쯤에서 끝내야 하는 것이 예의이고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한 의원의 발언은 분명 정치적으로 잘라 말할 것도 아니다. 다만 진심 어린 사과는 꼭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고령자를 고집할게 아니다. 개인마다의 체력이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81세의 해당 노인은 젊어도 봤고 이제 고령층이다. 개인마다의 능력을 타인이 잘라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