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인천 신송도 구간 매립 공사
"1만7천여세대 주민 건강권 위협"
市, 거센 반발에 공사중지명령
한전, 행정소송…이달 중순 결과
"고압선 전자파 헤어드라이기 수준
막연한 공포…추후 정보 공개예정"

한국전력(한전)의 초고압선 전력구 조성 공사를 두고 시흥시 배곧신도시 거주민들이 2년 넘게 집단반발하고 있다.

1일 한전과 시흥시 등에 따르면 한전은 송도국제도시 전력수요 증가와 인천남부 지역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2026년 9월까지 신시흥변전소와 신송도변전소 사이 7.2㎞를 연결하는 초고압선 전력구 조성 공사를 비개착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전력(한전)의 초고압선 전력구 조성 공사를 두고 2년 넘게 시흥시 배곧신도시 거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배곧신도시 내 한 아파트에 고압선 매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이영종 수습기자 
한국전력(한전)의 초고압선 전력구 조성 공사를 두고 2년 넘게 시흥시 배곧신도시 거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배곧신도시 내 한 아파트에 고압선 매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이영종 수습기자 

해당 공사가 이뤄질 경우 지중 30m 이상에 345㎸ 송전선로가 설치된다.

하지만 문제는 공사 구간 가운데 5㎞가량이 배곧신도시를 가로질러 설치돼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배곧신도시 주민들은 한전이 한 마디 설명도 없이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공사를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시흥시는 한전이 2021년 11월에 신청한 ▶공원점용허가 ▶도로지반조사 ▶도로점용허가 ▶지하수굴착허가에 대해 거부처분을 내렸다. 이에 2022년 3월 한전은 시의 거부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배곧신도시에서 거주하는 신모(40)씨는 "인천에서 사용할 전기를 위해 배곧에 고압선을 매립한다는 것이 말이 돼냐"며 "1만7천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주민의 건강을 담보로 인천 시민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라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 역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동욱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초고압선에서 발생하는 것은 극저주파인데 이는 만성적인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과기부나 산통부에서는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이는 기준이 잘못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외국의 경우 사전주의 원칙으로 학교나 병원 등 근처에는 전기 시설 설치를 막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건강상 문제는 없다고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고압선의 전자파는 헤어드라이기 수준인데 주민들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은 막연한 공포에 가깝다"며 "강남의 경우에도 전력화작업을 진행해 초고압선을 설치했지만 아무런 불만도 제기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직 기본 설계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후 지역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해 마찰을 줄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지난 3월 시흥시를 상대로 거부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달 중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전이 지반조사를 실시했지만 본공사 착수 전 주민 불안과 절차상 하자가 발견돼 공사중지명령을 내렸으며, 한전이 승소할 경우 허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답했다.

김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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