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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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정치권 등에서도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치권 등이 합심해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 거주 지원, 대출 연장 등 현실적인 구제책을 모색하고 이를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 임대차제도 개선안 발표 불구
임차인 정보 제공 등 강제할수 없어
거부시 처벌도 힘들어 실효성 부족

4일 인천시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국토부와 법무부는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방지를 위한 임대차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개정하고, 전세 계약 전 자신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게 될 선순위 임차인 정보와 임대인의 체납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집 주인에게 정보 제공을 강제할 수가 없고 이를 거부할 시 처벌 조항도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세 사기 피해가 확산되면서 뒤늦게 서울시 강서구에 설치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사기피해구제지원센터 역시 세입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중부일보 12월 2일자 1면 보도)이다.

HUG 관계자는 "법률상담의 경우 실질적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자문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고, 변호사 임금이 높아 인력을 추가 투입하기도 어렵다"며 "거주 지원도 HUG가 금융기관이다보니 강제관리주택을 임시로 제공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6개월 이상 중장기 거주 지원의 경우 HUG보다는 차라리 직접 주택 개발·공급을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인천도시공사 (iH)등이 맡아 제공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도 뾰족한 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피해 구제에 필요한 예산의 확보 방안과 편성 근거 등과 관련해 제정된 조례도 없고 관계 법령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인천시 "원스톱센터 큰 효과 없어
다른 해결방안 다각적 검토 필요"
전문가 "지자체·부처 함께 나서줘야"

시는 지난달 미추홀구와 함께 인천 지역내 피해구제센터 추가 설치를 국토부에 건의하고, HUG와 iH, LH에도 긴급 주거지원 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시 관계자는 "현재 인천에는 임시 거처로 제공받을 HUG의 강제관리주택이 한 곳도 없어 우선 협조 공문을 보내놓았다"며 "다만 원스톱 센터 설치 문제는 이미 20억 원을 들여 설치한 강서 센터의 실효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센터 확충보다는 다른 방안을 찾는 것으로 정부의 방침이 바뀌는 분위기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거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는 있으나,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주택만 600여 채로 파악된다. 임대 주택 등을 지원하려면 기존 취약계층 등과의 형평성 문제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에서 경매 지연을 위한 행정 명령을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는데 이는 국토부장관도 못하고 있지 않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와 미추홀구 등은 금리지원 등 피해 구제에 필요한 예산이 포함돼 있는 내년도 국토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추가적인 지원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해자들이 바라는 금리지원, 경매지연, 주거지원 등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가장 시급한 임시거처 지원 문제는 LH 주거복지센터와, 대출 연장 등과 관련해서는 HUG에서 검토하는 등 지자체와 정부 부처 등 여러 기관들이 협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진·윤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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