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수도권 대처할 인물 필요
현 당권도전자들 성에 안차" 직격
안철수·윤상현 "전적으로 동의"
영남권 주자들 "편가르나" 반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에 이른바 ‘수도권 대표론’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차기 당 대표 조건과 관련, 구체적인 언급이 현 지도부를 통해 돌출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출신 간 상반된 반응 속에 당 안팎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 강연에서 차기 당 대표와 관련,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면서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다. 다들 (당원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 등의 이름을 열거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과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차기 당 대표와 관련한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이 실린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현재 당권 주자 후보군 중 수도권 출신은 안철수,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인 반면 김기현·조경태 의원 등은 영남, 권성동 의원은 강원 출신이다.

영남권 주자들은 주 원내대표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지난 4번의 총선 결과를 보더라도 최소한 수도권 당 대표를 내세워야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갑)은 5일 교통방송에 출연, "당원들이 봤을 때는 원내대표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자꾸만 편 가르기 하는 느낌을 주는 것은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직격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보수층 지지만으로 이길 수 없다. 중도와 2030 세대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수도권 민심을 아는 대표, 선거전략을 아는 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성남 분당갑)도 전날 SNS에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사람, 뚝심을 갖고 한국 정치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온 사람, 수도권과 중도와 젊은 세대의 지지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당의 얼굴이 돼야 유권자에게 변화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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