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압사 사고' 가정 대응 통해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 협력 구축
김동연 지사 "긴밀한 협업관계 대비"

"살려주세요!", "CPR 가능하신 분 있으면 도와주세요!"

8일 오전 9시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두 줄로 서있던 시민 50여 명이 일순간 앞으로 넘어졌다.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하면서 그 위에 있던 시민들이 끼이고 넘어져 압사 사고로 이어진다.

경기도는 8일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 2층에서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 진행했다. 노민규기자
경기도는 8일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 2층에서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 진행했다. 노민규기자

많은 사람들로 복잡한 쇼핑몰에 "살려 달라"는 비명 소리가 더해졌다. 아비규환의 상황 속 쇼핑몰 관계자와 지나가던 시민들은 곧바로 가장 아래쪽에 깔린 시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움직였다. 5분이 지나 첫 구조자가 나오고, 곧이어 또 한 명이 구조돼 바닥이 평평한 곳으로 눕혀졌다. 그렇게 심폐소생술(CPR)이 시작됐다.

사고 발생 6분 뒤 소방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 반대편 에스컬레이터로 진입해 위쪽의 시민들을 우선 대피시켰다.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에 눕힌 부상자가 늘어났다. 이들에게는 응급환자와 긴급환자로 나누는 빨강, 노란색의 팔찌가 채워졌다.

9시 20분께에는 탈출한 사람들이 외부로 뛰쳐나가면서 쇼핑몰의 가벽이 붕괴돼 매몰되거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대형버스와 승용차 간의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한다.

이날 사고로 2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치는 등 총 12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이 상황은 10·29 참사와 같은 사회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도가 진행한 ‘사회재난 대비 합동훈련’에서 연출된 모습이다. ‘진짜’같은 훈련 상황에 관계자들은 일사불란하게 대응했다.

이번 훈련은 참사 열흘 만인 지난달 10일 도가 발표한 ‘도민안전대책’에 포함된 것 중 하나로 경찰, 소방 등의 관계기관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날 도와 도소방재난본부, 경찰, KT 등 32개 기관 500여 명이 참여했다. 헬기, 구급차, 소방차 등의 장비 85대도 동원됐다.

8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에서 열린 2022년 사회재난 대비 道-기관 합동훈련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8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롯데몰 수원점에서 열린 2022년 사회재난 대비 道-기관 합동훈련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훈련 시작부터 직접 무전기를 들고 재난안전통신망(PS-LTE)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소통에 나섰다. 현장 상황을 일일이 살피던 그의 미간엔 실제 상황의 긴급함이 느껴지는 듯 주름이 깊게 패였다.

김 지사는 "지금껏 자연재난에 대한 대비는 계속 이뤄지고 있었지만 사회재난을 대비하는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늘 같은 상황은 출퇴근 길 지하철 역, 학교 등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니 10·29 참사가 계속 생각나 가슴이 먹먹했다. 공직자로서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하는 것이지만, 만약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도는 신속하게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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