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직 2명 제외 33명 장애인 직원
업무 수행 높은 집중력·성실함 발휘
지속가능 경영 업무 확장 시도도

㈜가천누리 직원들이 창립 8주년 기념식에서 합동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가천누리
㈜가천누리 직원들이 창립 8주년 기념식에서 합동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가천누리

"우리 사회도 장애인이 불편 없이 근무할 수 있는 사업장이 많이 만들어져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업문화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천누리가 앞장서 장애인 기업이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책무를 넓혀나가기 위한 선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최근 인천시 구월동 가천대 길병원 인근 상가 건물에서는 ㈜가천누리 창립 8주년 기념식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직원들은 건물 1층에서부터 외빈들에게 자리를 안내하는 한편 현수막과 발표자료 등을 점검하는 등 행사준비로 여념이 없었다. 여느 회사의 행사 준비 모습과 다르지 않은 ㈜가천누리가 조금 특별한 점은 직원들이 모두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가천누리는 장애인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2014년 12월 10일 가천대 길병원이 설립이념인'박애·봉사·애국'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현재 3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관리 직원 2명을 제외한 33명이 모두 장애인 직원이다.

초기 가천누리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는 병원의 기록물 중 수기로 작성돼 쌓여있던 종이를 스캔해 전산화하는 업무였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장애인을 고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실패하거나 지지부진했다. 수기 의무기록의 영상화작업은 단순 반복작업이 많고, 외부 이동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업무로 판단됐고, 직원들은 높은 집중력과 성실함으로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해냈다.

가천대 길병원 기록물 스캔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업무 영역 확장도 시도했다. 기록물 스캔의 노하우를 살려 인천지역 요양병원들의 의무기록을 전자서류로 전환하는 용역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스캔업무 외에도 몸이 불편한 환자의 안내, 키오스크 업무 지원, 병원 소독물품 포장, 고객 의견함 수거, 우편물 분류 및 전달 등 병원의 업무를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와 협약을 맺고 지난 11월초부터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라디오 방송 및 동영상 제작 교육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다. 방송과 영상제작에 재능이 있는 직원들을 발굴해 집중 교육으로 발달장애인 영상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정지영 가천누리 실장은 "경기·인천 지역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장애인 제빵 제과 커피 회사를 차례로 방문, 현장학습의 기회를 갖고 가능성을 타진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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