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2, 1. 잘 가라 2022년!"
2022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 수원 화성행궁에서 열린 ‘제야, 새해맞이 경축 타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아쉬움 반 설레임 반으로 2023년을 맞이했다.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기 약 한 시간 전인 오후 11시부터 화성행궁 광장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행사를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광장 내 토끼 조형물과 기념사진을 찍거나, 행궁 전체로 울려 퍼지는 대취타 연주를 감상하기도 했다.
특히 시가 마련한 ‘룰렛’ 이벤트 부스에는 손난로, 야광봉 등 경품을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토끼 귀 모양 머리띠, 호두과자, 계란빵 등을 파는 노점도 인기였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광장 내 무대에 올라 "1월 12일이면 우리 시가 특례시가 된 지 1주년"이라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맡은 일들을 잘 해주셔서 우리 시가 역동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를 전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새해맞이 타종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3년 만에 시민들과 함께 진행됐다.
코로나 이전까지 화성행궁 타종 행사에 매년 참석했다는 이모(64)씨는 "코로나 때문에 못 오다가 3년 만에 다시 왔다"며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경제도 안정됐으면 좋겠다"라고 새해 소망을 말했다.
김모(23)씨는 "새해를 맞아 종 치는 것도 보고 내년엔 어떤 다짐으로 살아갈지 생각하러 나왔다"라며 "학점 잘 받고 여자친구랑 잘 지내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비슷한 시간 화성, 안산, 평택, 시흥, 남양주, 의정부 등 경기도 내 지자체에서도 새해맞이 타종 행사가 열렸다.
시흥 법륜사는 평소 평온한 분위기와 달리 모처럼의 축제 현장이었다. 타종 전 화려한 난타 공연이 펼쳐졌고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행사를 즐겼다.
시민들의 손에는 노란색 ‘스마일’ 풍선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코로나19도 잘 헤쳐 나가고 새해에는 웃고 살자’는 의미로 주최 측에서 준비한 풍선이었다. 아울러 하트 모양의 메모지에 저마다의 새해 소망을 한 자 한 자 정성껏 눌러 적기도 했다.
법륜사 타종 행사에 참여한 박모(48)씨는 "이렇게 새해를 기리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라며 "아들, 딸 모두 건강하고 새해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흥겨운 행사가 절정에 이를 무렵, 2022년이 3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안내가 나오자 시민들은 한껏 상기된 모습이었다.
수원 여민각 앞에서는 커다란 시계를 바라보며 "잘 가라 2022년. 고마웠어!"라고 외치는 이도 있었고, 안산 화랑유원지 단원각 앞에서도 "2022년 수고했어!" 등 덕담을 서로 덕담을 주고 받았다.
2023년 새해가 오기까지 10초 전.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10부터 거꾸로 수를 세었다. 곧이어 안산 등에서는 불꽃놀이가 시작돼 2023년 밤하늘을 수놓았다.
안산에서 타종식을 본 서모(36)씨는 "2022년에는 이런저런 사건 사고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팠다"라며 "2023년에는 모두가 건강하고 평화로운 일들만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기원했다.
강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