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초중고 교육에 대한 개혁안을 발표했다. 내용의 핵심은 현재 진행되는 국가 중심의 교육을 과감히 축소하고 자율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교육 사기업을 대거 우리 교육 현장에 참여시켜 그들의 교육이 국가 교육의 중심에 서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도 기묘하다. 2025년부터 종이교과서를 없애고 디지털 교육으로 전환하고,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 개개인 모두에게 영어, 수학을 AI가 지도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선생님의 역할도 학생들을 지도하는 teacher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helfer의 역할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이 내용대로 하자면 앞으로 대한민국 초중고 교육은 스승이 필요없는 시대로 가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이 스승일 수도 있고, 컴퓨터 모니터와 확성기가 스승이 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주호 장관의 교육 철학과 방안대로 교육과정의 핵심 특징은 모든 학생들이 영어, 수학을 잘해서 스카이(SKY)를 가게 하는 것이다. 천민자본주의 시대에 천민자본주의 욕망이 교육에 그대로 투영되어 모든 학생들이 다 대한민국의 1%안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모두 천재이고 모두가 명문대학을 다녀야 하는 것인가? 물론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 땅에 영재들이 가득해서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천번 만번 정부가 말하는 개혁안을 이해해준다 하더라도 그 본질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번 윤대통령과 정부의 교육개혁안은 철저히 사교육 강화에 사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교육 기업의 돈벌이를 위한 것이다.

발표한 개혁안대로 하면 학교에 있는 선생님들은 크게 할 일이 없고, 학교 수업도 사기업에서 파견된 강사들에 의해 진행될 수 있다. 그리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공식적인 과외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초대형 학원이 이제 마음놓고 학교 안으로 들어와 영업을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가정의 자녀들은 더 좋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은 교육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의 위화감이 커지고 소외된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최소 학교안에서 평등하게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래야만 학생들이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데. 이 평등을 거꾸로 나라가 망치고 있는 것이다

스승이 사라지고 인공지능 스승이 되는 불행한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가난한 학생들은 교육받을 권리가 없어지고 있다. 이 불행의 시대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정부의 교육 방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공동체가 운영될 수 있다.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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