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5일부터 1월 8일까지 개최한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이 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정상 개최됐다. 전 세계에서 174국, 3천100개 기업이 축구장 26개를 합친 면적(18만6천㎡)의 공간에 혁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였고, 10만 명의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이를 지켜봤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기업들이 출전하여 혁신강국으로 발돋음했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1967년 미국, 뉴욕시에서 시작되었으며, 1978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여름 CES와 시카고에서 열리는 겨울 CES가 격년제로 운영되었다가, 1995년부터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개최지를 옮겨 진행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중국의 상하이에서 별도로 CES ASIA라는 타이틀로 개최되고 있다.

이번 CES는 한국의 삼성, LG, 중국의 TCL, 미국의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등 많은 대기업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한때 가장 많은 전시업체를 출전시켰던 중국기업들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다툼으로 인하여 많은 기업들이 출품하지 않아 과거 중국 기업들의 위상을 볼수는 없었다. 대기업은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 부스관람객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을 비롯한 구글 등 대기업군은 작년 대비 혁신성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혁신을 겸비한 비즈니스 모델은 유레카관에서 볼수 있었다. 한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 튀르키예, 홍콩, 네덜란드, 미국,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 1천 개의 스타트업이 유레카관에 포진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성을 뽐냈다. 대만은 STARTUP ISLANDS라는 간판을 들고 나와 나름 돋보였고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도 전세계의 기부금으로 10여 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하여 고국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CES 2023의 스타트업관에서는 기존 대기업과는 다른 비즈니스모델이 경연을 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재생종이 솔루션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AI 기술, 전기 및 열에너지를 모두 흡수하는 태양광 기술, 퍼스널 보안 앱 등 여러 혁신 기술이 소개됐다. CES 2023은 이미 많은 언론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들 수 있다.

먼저 이업종의 융합을 통한 비즈니스모델 창출이다. 소니란 가전업체와 자동차업체인 혼다가 융합연구를 해서 전기차 아필라를 만들고 2025년에 상용화한다는 것과,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환경아웃도어사인 파타고니아와 미세먼지 절감세탁기를 선보인 것 등이 대표적이다. 바야흐로 서로 다른 업종의 협업이 진정하게 나타나는 시대가 왔다. 이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자동차업체인 벤츠가 프랑스의 낙농업체 다농과 협업하고 있다. 두 번째로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치료영역에 더 많이 다가갔다는 생각이다. 소프트웨어를 통하여 우울증이라던지 파킨슨 병을 진단하고 게임을 통하여 또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전기충격을 통하여 치료하는 등 디지털헬스케어가 임상을 성공하고 우리 생활영역에 벌써 많이 왔다. 세 번째로 연결인데 SEAMLESS라고도 하고 또는 초연결(HYPERCONNECT)이라고도 한다. 이미 자사의 가전등은 심리스화되었지만 타사제품이나 타환경에는 미흡한 게 많았는데 이번 CES는 진일보해진 느낌이다. 이런 초연결기술은 홈 시큐리티와 패밀리 케어 등에서 통합 연결 플랫폼으로 연결되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에서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화 하였다.

마지막으로 우리 한국 대학들의 두드러진 약진이다. 대학의 연구결과를 상용화하고 사업화시키는 노력이 지난 20년간 한국정부와 대학에서 이뤄졌고 그결과 많은 교원창업, 학생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는걸 볼수 있었다. 서울대는 독자부스를 만들어 10여개 업체를 출시하였고 카이스트, 고려대 연세대 경일대 한세대 등 지방의 대학들도 10여개의 부스를 만들어 교수창업기업이나 지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을 출품하였다. 이는 미래의 한국경제를 좀더 밝게하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CES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라는 소규모 지역에서 매년 개최되는 하나의 전시회이지만 그 파급효과와 영향은 세계적이다.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비즈니스들이 해마다 새롭게 탄생하고 이들은 유니콘기업과 데카콘기업으로 성장한다. 우리 기업들의 참여건수는 지난 10년동안 양적으로 늘었고 질적으로도 풍부해지고 있다. 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20개 사 중 9개 사가 우리나라 기업으로 전체 참가국 중 최다 규모다. 우리 기업들이 계묘년 올해도 세계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며 한국경제의 도약을 이끌기를 염원한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장 교수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