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직이든 지도부가 결정을 내리고 이끌지만 일의 집행과 완성은 조직원들의 손에서 이뤄진다. 거창한 비전, 대담한 계획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얻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31개 시·군 문화예술정책의 실질을 집행하는 경기문화재단이 최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새로운 노조위원장을 선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이경호 신임 노조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노조위원장 취임 포부는.

"퇴직을 앞둔 시점에 노조위원장을 맡은 것은 여러 갈등 사안에 있어 ‘사적 이익을 취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고 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는 이미 임금피크제 구간에 들어섰고 이미 연봉은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 3년을 다 내려 놓고 같이 일해온 선후배 동료들을 위해 이 자리에 나서게 됐다. 많은 어려움에 처한 후배들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선배나 고참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임기 동안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는 데 중점을 두고서 활동하고, 또 가능하다면 고참들에게는 그간의 노고에 보답해주는 경기문화재단의 풍토를 만들어보겠다."

-신임 대표가 취임했는데.

"우선 유인택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고 적극 환영한다. 대표와 첫 만남에서 경기문화재단을 통해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아직 구체적인 사안을 두고 서로 논의하진 않았지만 유 대표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있다. 노조와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노조는 언제든지 유 대표의 여러 사업과 정책을 추진하는 데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우선 다음 달 1일 연봉계약이 예정돼 있는데, 이번 임단협을 통해 직원들에게 희망적인 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를 평가하자면.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진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정책은 좋았다. 주목받지 못한 기초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엿보인다. 재단은 소외받는 지역과 장르, 전통예술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재단 내부의 소통, 부서 간 소통이 특히 중요하다."

-향후 계획은.

"경기도 생활임금에도 못 미치는 경기문화재단 직원이 꽤 많다. 다행히 경기도의회에서 이 같은 상황을 지적하고 이들에 대한 생활임금수준은 보전하도록 결정돼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 해결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점도 찾아보겠다. 또, 고참들에게 명예퇴직 또는 임금피크제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해 선택지를 넓혀줬으면 한다. 이는 비용보다도 제도만 조금 정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앞으로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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