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가 30일 개원 3주년을 맞는다. 경기도는 총선에서 59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했으며, 현재 58명이 지역을 대표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자신의 전문 분야 또는 상임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러 상임위에 속하며 종횡무진 활동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중부일보는 국회도서관이 운영하는 ‘국회 회의록 빅데이터’를 통해 21대 국회가 시작한 2020년 5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국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국정감사, 소위원회, 국정조사 등에서 경기지역 국회의원 58명의 발언량과 주요 키워드를 분석해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 살펴봤다.

발언량 가장 많은 핫이슈 '신도시'

노후신도시 재생 등 특별법안 등

박상혁·홍기원·김병욱 의원 順

GTX·지하화 등 교통문제 뒤이어

◇신도시, 교통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키워드 발언량 많아
경기도와 관련된 주요 현안 중 의원들의 발언량이 많았던 이슈는 신도시와 교통문제 등 주민 생활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21대 국회에서 ‘신도시’를 언급한 횟수는 1천305건으로, 신도시 지역 의원들의 발언이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김포을)이 45회로 가장 많이 발언했고 같은 당 홍기원(평택갑), 김병욱(성남 분당을) 의원이 각각 30회, 29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김병욱 의원은 지난해 3월 ‘노후신도시 재생 및 공간구조개선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국회에서 노후신도시 재생 관련 법안은 총 5개가 발의돼 있다.

1~3기 신도시를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1기 신도시’가 196건, ‘2기 신도시’가 136건, ‘3기 신도시’가 490건 언급됐다. 3기 신도시 관련 발언이 특히 많은 이유는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신도시 지역에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도권 교통문제도 많은 관심을 받은 내용 중 하나였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국회에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24건이나 발의될 만큼 주목받았다.

특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발언은 337건이었다. GTX는 현재 파주 운정역과 화성 동탄역을 잇는 A노선이 공사를 진행 중이며, B노선(인천대입구~마석역)과 C노선(덕정역~수원역·상록수역), D노선(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인구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기존에 건설된 고속도로와 철도의 지하화 문제도 국회에서 언급됐다. ‘지하화’에 대한 발언량은 147건이었는데 김병욱 의원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문제를 강조했고, 이학영 의원(민주·군포)은 1호선 경부선 구간 지하화를 중심으로 발언했다.

최근 혼잡 문제를 겪고 있는 ‘김포 골드라인’은 언급량이 18건으로 적었지만, 지역구 의원인 민주당 김주영(김포갑), 박상혁 의원이 발언 대부분을 차지했다. 두 의원은 ‘지하철 연장’(40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했는데, 김포시 현안 중 하나인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경기 남부는 ‘군공항’, 경기 북부는 ‘경기북도’·‘미군기지’ 관련 발언 많아
경기도 주요 현안에 대한 키워드도 다양하게 언급됐는데, 지역마다 다른 사안이 등장했다.

경기 남부지역은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수원 군공항 이전,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관련된 내용이 눈에 띄었다. ‘군공항’은 378건이 언급됐고 ‘수원 군공항’은 46건으로 나타났는데,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인물은 수원 군공항이 위치한 지역구 의원인 김진표 국회의장(수원무)이었다.

김 의장은 소음문제를 비롯해 2020년 국정감사에서 수원 군공항에 열화우라늄탄 133만 발이 보관됐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정도로 군공항 이전을 위해 힘써왔다. 이 법안에는 수원시 국회의원 5명이 모두 참여했지만, 소관위 심사단계에서 계류된 상황이다.

경기 북부 지역 의원들은 최대 현안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신설에 관심을 가졌다. ‘경기북도’는 165건이 언급됐는데 김민철 의원(민주·의정부을)이 37회, 최춘식 의원(국민의힘·포천-가평)이 12회 발언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32건)에 대해 가장 많은 발언을 한 사람은 오영환 의원(민주·의정부갑)이었다.

특히 김민철 의원은 2020년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올해 2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하는 등 해당 사안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의정부, 파주, 동두천 등에 설치됐다 반환된 주한미군 기지와 관련된 키워드 발언량도 많았다. ‘미군기지’는 326건, ‘공여 구역’은 104건으로 나타났다.

또 동·북부 지역의 공통 현안인 수도권 규제와 관련된 내용도 언급됐다. 관련 법안인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99건, ‘중첩규제’ 59건, ‘한강수계법’ 32건으로 집계됐다. 한강수계법의 경우 한강 유역을 지역구로 하는 임종성(민주·광주을) 의원 발언이 주를 이뤘다.

그밖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의혹과 관련된 키워드도 눈길을 끌었다. ‘대장동’은 총 1천953회 언급됐는데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이천)이 63회로 도내 지역구 의원 중 가장 많이 발언했다. 그 밖에 성남FC는 196건, 백현동은 189건 순이었다.

수원을 백혜련 8천131건 최다기록

2위는 조응천·3위 정성호 의원 順

초선의원 중 발언량 1위는 강득구

◇의원 행보 따라 달라진 키워드… 본인 전문성 드러낸 의원들 多
경기지역 의원들의 발언 주요 키워드에는 전문성이나 정체성이 드러난 내용이 많았다. 정치 입문 전 본인이 활동하던 분야와 관련된 내용 또는 자신이 속한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키워드들이 주를 이뤘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백혜련(수원을), 김용민(남양주병), 이탄희(용인정) 의원과 무소속 김남국(안산 단원을) 의원은 수사, 검찰, 법원 등의 키워드가 공통으로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윤영찬(민주·성남 중원) 의원은 구글과 클라우드, 알고리즘, 넷플리스 등 IT 관련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약사 출신인 서영석 의원(민주·부천정)은 코로나19, 병원, 환자 등 보건·의료 관련 내용이 대다수였다. 특이하게 비타민이 포함됐는데, 자신을 ‘국민 비타민’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이었다. 서 의원은 폐건전지와 비타민을 바꿔주는 캠페인을 통해 부천에서 ‘비타민 아저씨’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5일 열린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 자료
지난 25일 열린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 자료

전문가로 인재영입돼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도 전문 분야와 관련된 키워드가 포진했다. 체육인 출신 임오경 의원(민주·광명갑)은 문체부, 선수, 대한체육회 순으로 언급량이 많았다.

AI 기반 스타트업 대표였던 홍정민 의원(민주·고양병)의 키워드 1위는 ‘스타트업’이었고, 금융전문가이자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지낸 이용우 의원(민주·고양정)은 ‘은행’이 가장 많았다.

변호사 시절 기후·환경·에너지 분야를 주로 다룬 이소영 의원(민주·의왕-과천) 역시 ‘재생에너지’가 키워드 중 가장 많은 발언량을 기록했다. 또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은 주요 키워드에 안전, 화재, 소방관이 포함됐다.

상임위 중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교육위원회(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해당 분야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후반기 외통위 간사인 민주당 이재정 의원(안양 동안을)은 외교부, 통일부, 대사, 일본, 결의안 등이 포함됐고 같은 당 김경협 의원(부천갑)은 종전선언, 북한, 한반도 등 북한 관련 키워드가 눈에 띄었다.

특히 김 의원은 본인을 ‘남북경협 김경협’으로 소개할 만큼 남북경협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또 21대 국회 첫 법안으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결의안’을 발의했다.

교육 분야 상임위 경험이 많은 안민석 의원(민주·오산)은 ‘ai’를 가장 많이 발언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논문 문제와 연관된 ‘국민대’도 언급했다. 역시 교육위 소속인 문정복 의원(민주·시흥갑)도 국민대가 포함됐다.

전·후반기 모두 국토교통위에 속했던 박상혁 의원은 LH를 비롯해 공항과 신도시, 지자체 등 도시·교통과 관련된 키워드가 순위권에 들었다. 

일부 의원들은 의정활동 중 강조했던 현안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2021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촉구결의안’을 발의했던 김민기 의원(민주·용인을)은 국방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전작권 등의 키워드가 이름을 올렸다.

의장단이나 상임위원장 보직을 맡았던 의원 중에는 회의 진행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순위에 들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상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민주당 김상희 의원(부천병)은 가장 많이 발언한 키워드에 투표, 투표결과, 전자투표, 수정안이 나란히 등장했다.

◇21대 국회 경기지역 의원 중 ‘발언왕’은 8천131건의 백혜련
경기도 국회의원들의 발언량 평균을 선수별로 확인한 결과, 발언이 많은 선수는 재선으로 평균 3천844.6건에 달했다. 3선 이상 의원들은 2천616.8건이었고, 초선 의원 발언량 평균은 2천354.6건으로 가장 적었다.

가장 많은 발언을 한 인물은 백혜련 의원(재선)으로 총 8천131건의 발언량을 기록했다. 백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예결위 등에 속했고 인사청문위원회에도 두 차례 포함되는 등 왕성한 활약을 펼쳤다. 현재는 후반기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다.

2위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재선·남양주갑)이 6천292건, 3위는 같은 당 정성호 의원(4선·양주)이 6천37건으로 뒤를 이었다. 정 의원은 3선 이상 다선 의원 중 가장 많이 발언했다. 초선 의원 중 발언량 1위는 강득구 의원(민주·안양 만안)으로 4천625건이었다.

반면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은 발언량이 적었다.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4선·안성)과 안철수 의원(3선·성남 분당갑)은 각각 222건, 133건을 기록했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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