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부진한 성적, 무보수 사장 탓으로 돌려"

 인천 유나이티드의 열혈팬임을 자청한 한 팬이 15일 인천시청 정문에서 허정무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팬은 최근 허 감독의 언론 인터뷰 기사를 접하고 분노를 감출 수 없어 이와 같은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허 감독은 조건도 구단 사장에 대해 시민구단의 어려움을 무시한 채 독자적인 행정을 펼친다며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팬은 “모두가 알고 있듯 인천은 빚덩어리 지자체”라면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들이 예정되어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에만 풍족한 지원을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리그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무보수명예직으로 부임한 사장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와 같은 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팬을 1인 시위로 끌어낸 결정적인 부분은 안종복 전 사장과 조 사장을 비교한 대목이었다.

허 감독이 인터뷰 당시 “안 전 사장과 조 사장이 너무 달라 선수단이 혼란을 겪고 있다. 나는 안 전 사장이 물러 난다고 했을 때 가장 만류했던 사람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팬은 해당 발언에 대해 스타 감독이 사장의 역할에까지 참견을 하는 꼴이라며 날이 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또 지난 시즌의 부진을 거울 삼아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때에 감독이 구단 고위직에 대한 비판만 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감독으로써의 자질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팬은 “허 감독의 발언 후에 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 발언의 당위성에 대해 투닥거리는 것 밖에 없다”면서 “감독이라는 사람이 팬들의 마음을 찢어놓고 있는 꼴”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부진한 시즌 성적과 구단 내부의 갈등, 미비한 지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팬들의 비판까지 더해져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송길호기자/sgh@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