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갤러리 부천 중동점이 다음달 1~26일 고암 이응노의 작품으로 구성된 ‘희망을 춤추다’전을 마련했다.

예술에 대한 끊임 없는 도전으로 한국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이응노의 1960~1980년대 콜라주와 타피스트리 작품, 문자추상 및 인간군상 작품 등 대표작 30여 점이 전시된다.

지필묵(紙筆墨)을 사용하는 전통 회화의 정신을 당대에도 유효한 의식으로 구현하고자 했던 그의 작품 세계는 10년을 주기로 변화했다.

20대에 익힌 동양화와 서예적 기법을 기초로, 30대에는 일본 유학을 계기로 자연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탐구했으며, 40대 반추상적 표현의 시기를 거쳐 50대에 파리로 이주한 뒤에는 당시 유럽을 휩쓸던 추상 미술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이 같은 영향으로 종이나 헝겊을 캔버스에 붙여 자유로운 형태로 화면을 구성해나가는 실험적인 콜라주와 구성 작업을 발표했고, 60~70대에는 한글이나 한자의 글씨, 사람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상형문자와 같은 기호들이 혼합된, 마치 동양의 서예와 추상 미술이 합쳐진 듯한 ‘문자 추상’ 작업을 창조했다.

자연과 인간의 생동하는 움직임을 문자와 인간 형상, 다양한 화법을 통해 꾸준히 표현해오던 작가는 작고하기 10년 전부터는 오로지 사람을 그리는 일에 몰두했는데, 이러한 변화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인간 군상’ 작업으로 이어졌다. 익명의 군중들이 서로 어울리고 뒤엉켜 춤추는 듯한 풍경을 통해 그는 사람들 사이의 평화와 어울림, 서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갈망했다. 문의 032-320-7605.

이효선기자/hyosu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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