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현대미술관, 17일부터 '한국의 단색화'展

국내 최대 규모로 1970년대 이후 단색화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17일부터 5월 13일까지 과천본관에서 개최하는 ‘한국의 단색화(Dansaekhwa: Korean Monochrome Painting)’전이다.

김환기, 곽인식,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정창섭, 윤형근, 하종현 등 전기 작가 17명과 이강소, 문범, 이인현, 김춘수, 노상균 등 후기 작가 14명의 소장품과 미술관이 소장한 대형 작품 120여 점을 선보인다.

초빙큐레이터로 윤진섭 호남대 교수가 전시 기획에 참여했다. 윤 교수는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한일현대미술의 단면’전을 기획, 한국의 단색화를 집중 조명해 그해 ‘월간미술대상’ 전시기획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이제껏 모노크롬 회화, 모노톤 회화, 단색평면 회화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 한국의 단색화를 ‘모노크롬(monochrome)’이란 영어명이 아닌 ‘단색화(Dansaekhwa)’란 고유명을 표기해 주체적인 시각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한국미술의 브랜드를 갖기 위한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작은 일체의 구상성을 배제하고 순수한 단색 추상화만으로 이뤄진다. 1970~1980년대 초기 단색화 작품을 하나의 섹션으로 꾸민 특별전시실을 주목할 만하다. 이 전시실에 내걸린 초기 단색화와 작가별 섹션의 중후기 작품들을 비교하며 단색화의 변천과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1972년 제1회 ‘앙데팡당’전에 출품, 당시 파리비엔날레 출품작가 선정 심사위원인 야마모토 다카시 동경화랑 사장이 “조선의 백자를 연상시킨다”고 격찬한 이동엽의 화제작 ‘상황’의 원화(原畵)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아울러 한국 단색화와 관련된 각종 도록, 서적, 잡지, 일간지 기사, 드로잉 공문 등 300여 종의 자료가 전시된 ‘단색화 아카이브’가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단색화의 세계적 위상을 리좀(뿌리줄기)식 그래프 구성으로 벽면에 제시하고 작가와 이론가들의 생생한 인터뷰 내용을 다섯 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들려준다. 일본에서 한국 단색화의 유행을 촉발한 1975년 일본 동경화랑 주최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개의 흰색’전 도록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33점의 단색화전 도록까지 망라했다.

이 밖에도 이우환과 박서보 화백의 강연, 윤진섭 교수의 렉처 퍼포먼스, 이강소 작가의 작업실 투어, 단색화에 관한 국제학술심포지엄 등의 연계행사가 마련된다.

‘한국의 단색화’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마치고 6월 8일부터 7월 1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으로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문의 02-2188-6000.

이효선기자/hyosu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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