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황금사자상에 입맞추는 김기덕 감독/연합뉴스

 "정말 여기서 관객들이 봐 주지 않는다면 오라는 나라는 많을 거니 거기 가서 해도 되지 않을까 했다”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타고 돌아온 김기덕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을 받기 전과 받은 후에 생각이 달라진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또 상을 받고 '아리랑'을 부른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이 '아리랑'을 자기네 무형유산에 등재했는데 '아리랑'은 부르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회가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부르는 것이 내 아리랑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했다"며 "'아리랑'은 누가 어디에 등록을 하든 우리 것"이라고 남다른 애국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또 '수상 순간 누구 얼굴이 생각났느냐'는 질문에 "수상 순간 청계천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박스를 들고 다니던 열다섯 살의 내 모습이 생각났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한국 감독으로는 최초로 최고상을 받은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자기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김 감독은 이어 화제가 됐던 패션에 대해 "윗옷이 150만 원이고 아래가 60만 원짜리다. 해외 영화제 1년간 입고 다닐 걸 생각해서 그냥 샀다. 이 신발도 작년에 칸영화제 끝나고 산 건데 1년째 하루도 안신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이제 제 안에서 '피에타'를 보낼 때가 됐다"며 "다음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그것도 아마 대중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락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영화다"라고 차기작을 소개했다. 양태훈기자/flame833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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