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새바람] <12>안산문화예술의전당 - 극단 북새통

  임세리기자/sr0416@joongboo.com

 사진=강제원기자/jewon@joongboo.com

 <후원=경기문화재단>

 

   
 
 지난 5일 안산에 위치한 극단 '북새통'의 연습실. 문 너머로 "누엔띠 뎁 꽈, 뎁 꽈" "까먼" 등 베트남어가 간간이 들렸다.

 남녀 둘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맞선을 보고 있었다.

 바로 농촌 총각과 베트남 처녀의 맞선 자리를 연기하고 있는 것.

 농촌 총각으로 분한 박현철씨는 연이어 "우리 부부가 되요, 한국가서 잘 살아요"라고 또박또박 말한다.

 베트남 처녀 역을 맡은 이진아씨는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인다.

 극단 북새통이 연습 중인 '코리아 쉐이크'는 다문화인식변화를 위해 제작된 교육연극(T.I.E)이다.

 2부에 걸쳐 진행되는 이 공연은 베트남 처녀와 농촌총각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 2세의 이야기,외국인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관객들은 공연 안에서 전학 온 다문화가정 2세 친구의 동급생이 되기도 하고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되기한다.

 이렇듯 교육연극(T.I.E)은 관객이 객관적인 관람과 적극적인 참여를 동시에 할 수 있어 다루고자 하는 이슈를 보다 심층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소리 대표는 "'다문화'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인식을 되짚어보고 다문화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됐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극단 북새통은 심도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과 다문화 가정 2세 아이들과의 워크샵을 진행,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거쳐 완성시켰다.

 그들의 정성을 알았는지 지난해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했다.

 극단 북새통은 아동청소년연극을 전공한 젊은 예술가들에 의해 2002년 창단됐다.

 이들은 '전문성 있는 아동청소년극의 창작',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의 모색',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진정한 문화 찾기'를 실천하며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3년 초연된 '가믄장아기'를 중심으로 '재주많은 다섯친구', '행복한 왕자' 등 가족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공연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극단 북새통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실험과 악기무 일체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미학적 몸짓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찬사받고 있다.

   
 
 특히 가족극 가믄장아기는 제주도 무속신화 '삼공본풀이'를 토대로 제주 민요와 고성오광대 춤사위, 향토색 짙은 의상과 흥겨운 해금 가락, 기발한 악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우리 전통의 멋을 한껏 뽐내는 작품으로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 2003년 초연 이래 러시아, 독일, 루마니아, 호주, 일본, 카메룬 등 해외 주요 페스티벌에 초청받았다.

 2009년부터는 경기문화재단 상주단체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뒤 '지역 문화예술의 활성화'라는 목표아래 지역기관의 활성화, 지역의 특성에 맞는 공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컨텐츠로 지역 관객 개발에 힘썼다.

 다문화 가정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안산 지역의 특성에 맞게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다문화가정 2세 등 다양한 집단들과의 토론과 워크숍을 통해 코리아 쉐이크 공연을 완성한 것은 물론 연극놀이를 통해 안산 지역의 '지역문화발굴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단원전시관과 연계해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 조선시대 서민들의 삶을 엿보고, 역사속의 인물이 돼 연극을 꾸몄다.

 지난 9월에는 안산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단체와 안산을 대표하는 단체들과 함께 '꼴통소통북새통(이하 통통통)'이라는 프린지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이 페스티벌은 안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예술 창작 욕구 해소와 사회적 문제들을 예술로 풀어내고자 기획됐다.

 안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나눈 공동체적 활동 및 이야기를 나누고자 기획된 페스티벌이다.

 참여형 연극 '사랑, 기다림 그리고 죽음', 안산경안고 학생들과 '안산, 청소년, 닿다!', '이주노동자 통통한 영화제', 안산의 주부극단 '유혹'과 함께 '바리데기 금줄에 걸리다' 등을 무대에 올렸다.

 이렇듯 극단 북새통은 다양한 지역 활동을 통해 지역민들과의 소통하고, 우수 상주예술단체로서 모범이 되어 예술단체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연혁

2012년

‘재주많은 다섯친구’ 2012 제 20회 아시테지 여름축제 배우앙상블상, 연출상, 음악상 수상

2011년

극단 북새통 2대 대표 김소리 취임

‘코리아 쉐이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2010년

‘나에게 안녕’, ‘코리아 쉐이크’ 등 다양성을 주제로 공연 창작

‘나에게 안녕’ 오사카 演博 2010 국제 연극제 초청 공연

‘행복한 왕자’ 제 19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우수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연기상 수상

2009년

‘브로큰 하트’ 창작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기획 ‘재주많은 다섯친구’ 창작

10월 경기문화재단 후원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상주단체로 지정

2008년

경기도 양주에 극단 북새통의 창작 공간이 생기다.

‘가믄장 아기’ 한국작품으로는 21년 만에 제 16차 세계 아시테지 총회에 공식 초청, 제 5회 아시테지 연극상 수상

2007년

‘가믄장 아기’ 루마니아 International Theatre Festival for Children - “100,1000,1000000” stories Best Actor 상 수상

2006년

‘가믄장아기’ PAMS Choice 선정으로 러시아, 독일, 일본, 루마니아 등 이어지는 해외 공연

제 15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연기상 (달도 달도 밝다)

2005년

‘가믄장아기’ 일본 Okinawa Kijimuna Festa 초청

‘달도 달도 밝다’ 창작

2004년

‘가믄장아기’ 제 13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우수작품상, 극본상, 연기상 수상

2003년

‘어디만큼 왔니’ ‘가믄장아기’ 창작

2002년

북새통 창단

◈일정

11월14일 영광 다문화가족지원센터 - 교육연극 코리아 쉐이크

11월 16일 김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 교육연극 코리아 쉐이크

12월 6~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 교육연극 코리아 쉐이크

12월18일 안산대안교육센터 - 낭독공연 어쩌면

12월21~23 안산문화예술의전당 - 낭독공연 어쩌면

12월29일 안산 청소년문화의집 - 낭독공연 어쩌면

2013년 1월31일~2월3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 연극 세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

 

김소리 극단 북새통 대표 "韓문화 배움보다 한국인의 인식변화 더 중점"

   
 
“다양한 문화와 생각이 공존하는 무대, 즐거움이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최근 만난 김소리 극단 북새통 대표의 말이다.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채 나타난 김소리 대표는 연습을 막 마쳤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인터뷰 내내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었다.

오는 16일 김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음달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코리아 쉐이크’ 공연에서 배우로도 참여하는 김소리 대표는 이번 공연은 특별하다고 했다.

“코리아 쉐이크는 다문화 가정이 많은 안산의 특징을 살려 만든 작품”이라며 “타문화를 지닌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거나 그들의 문화를 배우는 데에 집중했던 기존의 다문화 프로그램과 달리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야할 한국인들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만든공연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공연이 수 개월에 걸쳐 다문화 가정 자녀들과의 워크숍, 외국외인 근로자 관련 전문가들의 강의, 외국인 근로자들과의 워크숍, 인권 단체 전문가와의 토론, 한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등 다양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완성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단원들 모두 외국인 근로자 및 결혼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연구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극단 북새통은 민간예술단체로 활발하게 창작작품, 지역연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민간예술단체로 재정 확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데 현실은 여의치 않았다.

김 대표는 “국공립단체에 비해 자유롭게 활동은 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극단 북새통은 2010년부터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김 대표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으로 선정되니 공연장과 연습공간이 확보되는 등 안정적으로 극단을 이끌어 나갈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안산 상록수에 최용신기념관, 단원 전시관 등 다양한 장소에 가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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