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빅뱅, 2NE1 등 올 한 해 가요계를 빛낸 YG패밀리의 모습.

2012년 가요계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경쟁사를 제치고 독보적으로 선전한 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0억건을 돌파했고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7주 연속 2위, 영국(UK) 싱글차트 1위, 미국 등 30여개 국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최초’의 기록을 쏟아냈다.

또 빅뱅은 세계적인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과 손잡고 12개국에서 월드투어를 열어 한국인 가수로는 처음으로 총 80만 관객(내년 1월 서울 대미 공연 포함한 집계)을 모으는 영향력을 과시했다.

투애니원의 글로벌 투어 역시 5개국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18만 관객을 동원했다.

SBS ‘K팝 스타’ 출신인 이하이는 올해 데뷔한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20여 일간 국내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고 해외 언론으로부터 ‘한국의 아델’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YG의 주가는 한때 10만 원까지 치솟았고 양현석 YG 대표는 주식 평가액 2천억 원을 돌파하며 ‘연예인 주식 부자’ 1위에 올랐다.

양 대표는 “YG가 다른 해에 비해 빛이 난 이유는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15년 전 설립 때부터 하던 걸 꾸준히 해왔는데 세상이 빠르게 변하며 시대를 잘 만난 것 같다”고 했다.

양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YG의 한해를 결산하고 성공 배경을 짚어봤다.

평가의 중심에는 역시 월드스타 대열에 오른 싸이가 있다.

“싸이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냈죠. 싸이가 얼마를 벌었다기보다 한국을 세계에 알렸고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냈으니까요. 싸이가 국내 가수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해준 것 같아 고마워요.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 지 힌트를 줬죠. 어디에 가면 오아시스가 있는지 가르쳐줬고 실질적인 희망을 갖게 했으니까요.”

그는 이어 “(싸이의 미국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의 말처럼 싸이는 단순히 웃겨서 뜬 게 아니다”며 “음악 베이스가 세련돼서다. 거기에 웃음이 더해졌다. 싸이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싸이의 글로벌한 히트에 상대적으로 가려졌지만 빅뱅과 투애니원도 세계 곳곳을 누볐다.

빅뱅은 팝의 본고장인 미국과 영국 공연에서 각각 4만8천석, 2만4천석을 매진시키는 등 월드투어로 8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들의 앨범도 해외 유력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유명 매거진 스핀(SPIN)은 ‘올해의 K팝’ 1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제치고 지드래곤의 솔로곡 ‘크레용’을 꼽았다. 미국 음악전문 채널 퓨즈TV는 ‘2012년 베스트 앨범 40’에 빅뱅의 ‘얼라이브(Alive)’ 앨범을 선정했다.

양 대표는 “올해 나에게 과제는 지난해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은 빅뱅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친구들이 좋은 음악으로 국내외 팬들에게 용서받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빅뱅은 단순히 해외에 돈을 벌러 간 게 아니었죠. 다행히 월드투어가 가장 좋은 해외 프로모션이 됐어요. 공연과 앨범을 직접 보고 들은 해외 언론의 인정을 받아 뿌듯합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빅뱅, 투애니원을 비롯해 에픽하이와 YG가 올해 유일하게 선보인 신인 이하이까지 가세하며 각자의 신곡으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양 대표는 에픽하이에 대해 “멤버 타블로도 (학력 논란으로) 시련을 겪은 친구다. 에픽하이가 아티스트로서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해주고 싶었다”고, 이하이에 대해서는 “내 마음을 움직이는 개성 있는 목소리였다. 솔 음색에 맞는 노래 한 곡을 만들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YG가 설립 때부터 추구한 글로벌한 흐름에 맞춘 콘텐츠가 유튜브와 SNS 등 디지털 환경을 통해 전 세계에 노출되며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시대를 잘 만났다. 미래를 내다보고 좋은 걸 가려내는, 세상의 흐름을 읽는 감각은 조금 빨랐던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남들은 주식 부자라지만 전 주가에 대한 관심보다 프로듀서로서 좋은 가수와 음악을 만드는 게 재미있고 적성에 맞아요. 앞으로도 한층 탄탄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수들이 마음껏 넓은 시장에서 뛰어놀도록 틀을 다지는데 시간을 쏟을 겁니다. 제 나이가 지금 한국 나이로 마흔넷인데 전 아직 젊고 부족하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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