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한 자동차정비소 앞.

정문 출입구 옆 상가 건물 벽면에 큼지막한 글씨로 ‘제보자를 찾습니다. 결정적 제보를 주신 분께 300만원을 드립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게 보였다. 한 동물보호단체가 부착한 것으로 지난 20일 오후 5시 14분께 이곳 정비소는 온몸에 불이 붙은 개 한 마리가 내부로 난입하는 바람에 자재 창고가 불에 타버렸다. 피해 정비소는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같은 소식이 공개되자 즉각 네티즌들은 ‘강아지한테 끔찍한 일을 저지른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정비소 직원과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경찰은 죽은 개의 몸에 붙은 불의 상태로 보아 인화성 물질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개의 사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을 요청했다.

끔찍한 사건에 마을 분위기는 뒤숭숭해졌다.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시골 동네에서 “온몸에 불이 붙은 개가 화재를 냈다”는 소식이 퍼지자 주민들은 혹여나 동네 강아지가 관여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을에서 종적을 감춘 강아지가 있는지를 눈여겨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마을에서는 텅 빈 개집을 갖고 있는 집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경찰도 죽은 개의 주인을 찾기 위해 평소 개를 키우던 집들을 상대로 현재 행방 등을 캐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줬다”, “잡아먹었다”는 진술이 대부분을 차지해 이를 모두 확인하는데에는 일정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는 경찰 수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향후 인화성 물질이 개의 사체에서 발견되면 고의로 동물을 학대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제보를 모으는데 힘쓰고 있다. 이들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 조사는 물론 현수막과 전단지를 제작해 결정적 제보자에게 현상금 300만원을 주기로 결정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양윤아 간사는 “아직 별다른 제보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계속 관심을 갖고 경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여부와 목격자를 찾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대기자/pjd30@joongboo.com

양태훈기자/fl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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