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마리 보호센터에서 1년6개월…경기도, 번식 노력없이 무관심 방치

   
▲ 코요테 암컷 두 마리가 30일 평택시 진위면에 위치한 경기도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코요테 우리안에서 웅크리고 있다. 이 코요테들은 황우석 박사팀이 국내 최초로 복제를 성공해 2011년 10월 기증한 것으로, 도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복진기자/bok@joongboo.com

황우석 박사팀이 복제에 성공해 경기도에 기증한 복제 코요테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암컷과 수컷 복제 코요테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자연번식이 가능해졌는데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어서다.

황 박사로부터 코요테를 기증받는 이벤트까지 벌였던 경기도가 정작 과학적 성과의 핵심이랄 수 있는 복제종의 자연번식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는 2011년 10월 황 박사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연구원)으로부터 생후 4개월 된 복제 코요테 8마리를 기증받아 30일 현재까지 평택시 진위면 경기도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

수컷 5마리, 암컷 3마리중 암수 한 쌍은 지난해 6월 대구 달성공원에 분양됐고, 수컷 4마리와 암컷 2마리는 거의 성장한 상태다.

이중 암컷들이 지난 2월부터 번식기가 시작되자 밤마다 수컷들이 울부짓고 있다고 경기도야생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2~3개월 전부터 수컷들이 밤에 하울링을 하고 있다”면서 “교미를 시키면 새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요테는 생후 1년~1년6개월이 되면 성성숙(동물이 새끼를 낳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시기)에 접어들어 번식이 가능한데도, 경기도는 지금까지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동물은 대부분 번식기가 되면 극도로 예민해지기 때문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공간이 없어서 처음부터 암수를 따로 분리해 놓은 상태로 돌보고 있다”면서 “경기도에 (번식 문제 등을 포함해) 여러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아무런 지침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중부일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협의해 번식을 시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경기도 관계자는 “교미를 시켜도 키울 곳이 없어서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다시 만드는 등 생육 환경을 개선하고 연구원 측과 협의해 교미 일정 등을 잡아보겠다”고 밝혔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 관계자는 “코요테 자연번식 계획은 있지만 경기도와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 “호르몬 등을 측정해 교미 일정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복진기자/bo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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