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수리 두달째 미뤄둔채 구단장 구제위한 간담회 열어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성희롱 사건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구자범(43) 경기필하모니오케스트라 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본보 5월 17일자 19면 보도 등)를 구제하기 위해 단원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서 비난을 사고 있다.

단원들은 구 단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 등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파행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도(道)문화의전당과 경기필 단원들에 따르면 도문화의전당은 사건 발생 두달이 지난 이날 현재까지 사표수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다 구 단장을 구제하기 위한 간담회까지 연 것으로 확인됐다.

도문화의전당은 지난달 27일 이사 간담회를 개최한데 이어 사흘 후인 30일 경기필 단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경기필 단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조재현 도 문화의전당 이사장은 “구 단장의 공을 인정한다”며 “조건부로 구 단장을 다시 받아들이는 게 어떻겠느냐”며 단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혜리 도문화의전당 사장 역시 “구 단장 취임 이후 경기필 예산도 증액되고 단원 충원도 되는 등 많은 발전을 했다. 경기필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징계 처분하고, 구 단장이 음악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한 번만 기회를 주자”고 구 단장을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 이후 경기필 한 단원은 “구 단장을 살리기 위한 이사장과 사장의 비도덕적인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음악성만 있다면 인간성이 바닥이어도 되는 것이냐? 구 단장이 다시 온다면 경기도지사에게 면담을 신청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기필 단원 101명 중 85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 직후 구 단장에 대한 두 번째 불신임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결과, ‘조건부로 구자범 단장을 받아들이겠다’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인 48명이 찬성, 나머지 33명이 반대, 4명이 기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16일 열린 구 단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서는 경기필 단원 101명 중 91명이 참석, ‘구 단장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인 47명이 반대 투표를 한 바 있다.

임세리기자/sr0416@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