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상 이유도 설명 않아…인권침해 논란 불거져

   
▲ 발권된 티켓에 'SSSS'라는 암호가 표시돼 있다. <자료=박기춘의원실>

인천국제공항이 위해 물품을 소지한 것으로 의심되는 승객의 비행기 티켓에 몰래 암호를 표시해 놓고 전신검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은 지난 3년간 4만명에 가까운 승객의 몸을 전신 스캐너로 검색했는데 충격적인 것은 공항이 검색 대상 승객들의 티켓에 몰래 암호를 표기해 실시해 왔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항공사가 발권 시 티켓에 암호로 ‘SSSS’ 표시를 하면 검색요원들이 이 표시만 보고 무차별 검색을 해왔다”며 “그러나 수만 건의 검색에도 불구하고 위해 물품을 적발한 건수는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전신 검색을 당한 승객 대부분은 자신이 검색 대상이 된 이유를 설명받지 못했으며 검색 기준은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통보해 준 자료에 일방적으로 의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일명 알몸검색기라 불리는 정밀 검사기기는 인권침해 논란이 예상돼 미국에서도 이미 다른 수단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공항 측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전신검색은 미국 교통안전국의 요청으로 미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만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테러 용의자로 의심되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등재돼 있거나 당일 편도행 표를 현금으로 구입한 여객 가운데 미국 방문 목적이 의심되는 여행객 티켓에 별도의 표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라다솜기자/jinair2000@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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