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건설사 36곳 '나눠먹기 입찰담합' 덜미
인천지하철 건설사 36곳 '나눠먹기 입찰담합' 덜미
  • 기사입력 2014.01.02 22:43
  • 최종수정 2014.01.0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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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에 참여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사전 입찰 담합을 통해 거의 전 구간에서 경쟁을 피하고 높은 낙찰액으로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의 입찰을 담합한 21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322억원을 부과하고 공사를 낙찰받은 15개사는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담합 건설사 가운데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물산, SK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 8곳도 포함됐다.

21개 건설사는 2009년 1월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발주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입찰에서 공구별로 낙찰예정자를 미리 정하고 들러리는 세우는 방식으로 낙찰액을 높였다.

이런 방식으로 입찰 담합이 이뤄진 공사구간은 전체 16개 공구 가운데 206공구를 제외한 15개 공구에 달했다.

대형 건설사 5곳은 5개 공구에 입찰하면서 저마다 한 곳씩 다른 대형 건설사의 들러리를 서주는 방식으로 출혈경쟁을 피했다.

203공구를 낙찰받은 현대산업개발이 GS건설(205공구)의 들러리를 섰고 GS건설은현대건설(211공구), 현대건설은 대우건설(207공구), 대우건설은 SK건설(209공구), SK건설은 다시 현대산업개발을 도와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들러리 업체들은 일명 ‘들러리설계’ 또는 ‘B설계’로 불리는 낮은 품질의 설계서를 제출해 상대편의 낙찰을 도왔다.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각각 진흥기업과 태영건설을 들러리로 세워 두 공구를 낙찰받았고,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두 공구에서 맞교환 방식으로서로 들러리를 세웠다.나머지 건설사들의 담합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견건설사들은 대형사가 입찰에 참여한 8개 공구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공구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를 미리 짰다. 쌍용건설(202공구)은 서희건설을 들러리로 세웠고, 태영건설(204공구)은 두산건설, 두산건설(208공구)은 대보건설, 한양(210공구)은 고려개발, 코오롱글로벌·금호산업(212공구)은 한양, 신동아건설(216공구)은 홍화를 각각 들러리로 세웠다.

이런 담합의 결과로 입찰에는 공구마다 각각 2개 컨소시엄만이 참여했고, 공구별낙찰자가 중복되는 일도 나타나지 않았다. 예산금액 대비 낙찰금액은 평균 97.56%에달했다.

공정위는 건설사들이 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개별 모임이나 유무선 연락을 통해 사전합의를 이룬 사실을 밝혀내고 업체별로 7억8천만∼1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대우건설이 160억원으로 액수가 가장 많았으며 현대건설(140억원), 현대산업개발(140억원), SK건설(127억원), GS건설(120억원) 등이다.

인천시의회는 그동안 2호선 건설 공사의 낙찰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들어담합 의혹을 제기해왔다.인천지하철 2호선은 인천대공원과 서구 오류동을 잇는 총연장 29.3㎞의 노선으로, 총사업비는 2조1천600억원에 달한다.

라다솜기자/radaso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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