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일보-수원화성오산신문 공동보도]

   
▲ 4일 오후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1층 자동화기기 설치 장소. 이곳에 설치된 장애인전용 자동화기기에 시각장애인용 이어폰(붉은색 동그라미 부분)이 1년 동안 구비돼 있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신병근기자/bgs@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가 ‘고객과 더 가까이’ 일환으로 추진한 취약계층 배려 정책이 공염불(空念佛)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는 지난해 2월 6일 열린 ‘2013년도 업무보고회 및 사업추진결의대회’에서 비전과 사업추진방향에 관한 업무보고를 통해 취약계층 배려정책을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는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등 창구 이용이 불편한 고객들을 위한 전담창구와 자동화기기 등을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1년이 경과한 4일 현재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는 취약계층 배려정책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를 포함, 도내 농협은행 224개점(시·군지부 31개, 지점 133개, 출장소 60개)에 취약계층을 위한 전담창구 설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의 경우 하루 평균 500여명 고객 중 20여명의 취약계층이 방문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 것.

그나마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에 설치한 2대의 장애인 전용 자동화기기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어폰이 구비돼 있지 않는(사진) 등 구색만 갖추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사정에 시각장애인들의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정작 사용이 불가한 자동화기기 때문에 외부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 민원의 주된 내용이다.

1급 시각장애인 배모(50·여·수원 권선동)씨는 “예전과 달리 창구 밖에 있는 자동화기기까지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2급 청각장애인 김모(30·수원 인계동)씨는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려 해도 전담창구도, 안내자도 없어 뒷 사람에게 폐를 끼칠까봐 발길을 돌린적이 많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관계자는 “취약계층 전담창구를 빠른 시일 내에 설치 하겠다. 시각장애인용 이어폰은 즉시 설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신병근기자/bgs@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