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친구와 친구의 초등생 자녀 3명 숨져

   
▲ 29일 오전 1시 7분께 경기도 과천의 한 다세대빌라 오모(35·여)씨의 반지하 집에서 불이 나 30대 여성 1명과 초등학생 3명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경기도소방본부 제공

 경기도 과천의 한 다세대빌라 지하에서 불이 나 친구 집에 놀러왔던 30대 여성 1명과 초등학생 3명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29일 오전 1시 7분께 경기 과천시 장군마을1길(주암동) D빌라 반지하 오모(35·여)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전날 오씨 집에 놀러와 잠을 자던 김모(35·여)씨, 김씨의 딸 2명(조모·13·초교 6년, 조모·11·초교 4년)과 오씨의 다른 친구 박모(36·여)씨의 딸(이모·10·초교 3년)이 숨졌다.

 김씨 등 4명 모두 작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집주인 오씨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가 김씨가 "불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대피해 화를 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삽시간에 번진 불은 안방과 작은방, 거실 등 내부 40여 ㎡를 모두 태워 2천5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29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이웃집으로 불이 옮아 붙지는 않았지만 빌라 주민들과 이웃들은 한밤중에 대피 소동을 빚었다.

 경찰 조사결과 월세로 세를 들어 혼자 살던 오씨 집으로 불이 나기 전날인 28일오후 7시께 서울에 사는 친구 김씨 모녀 3명과 오씨 집 근처에 사는 친구 박씨 모녀2명이 놀러왔다.

 사이버대학을 다니는 '늦깎이 대학생' 김씨는 29일 학과 MT가 예정돼 있어 두 딸을 친구에게 맡기고 MT를 가려고 전날 아이들과 함께 오씨 집으로 와 잠을 자다가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숨진 아이들 역시 꽃다운 어린 나이에 잠을 자다가 화마와 연기를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오씨와 친구 김씨, 박씨는 저녁에 아이들 3명을 작은방에 먼저 재우고 거실에서오후 10시부터 술을 마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씨는 작은방에서 잠이 든 딸을 두고 혼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남은 오씨와 김씨는 다음날 새벽 0시 30분께까지 술자리를 더했다. 이후 오씨는안방에서, 김씨는 거실에서 각각 잠자리에 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거실에서 잠자리에 든 김씨가 아이들과 함께 작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점으로 미뤄 자고 있는 아이들을 대피시키려고 방으로 갔다가 연기에 질식하는 바람에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불이 난 빌라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다세대주택으로, 16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연소 흔적이 현관입구 거실에서 냉장고, 가스레인지, 작은방방향으로 나타난 점으로 미뤄 현관입구 거실 쪽에서 발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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