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자해 소동을 벌인 공익근무요원이 누구든지 살해할 수 있도록 살인용 장비와 행동수칙까지 사전에 마련해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조기룡 부장검사)는 강도살인과 살인예비, 절도 등 혐의로 공익요원 이모(21)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11시1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빌라 1층 현관입구에서 김모(25·여)씨의 얼굴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찌르고 벽돌로머리를 약 20회 내리쳐 김씨를 현장에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전날 근무지인 경기 김포시의 한 주민자치센터를 무단이탈한 일로 어머니와 다툰 뒤 평소 보관하고 있던 가스총을 갖고 집을 나왔으며, 가출 비용을 마련하려고 강도짓을 하려다 김씨가 반항하자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며 자해 소동을 벌이다 결국 현장에서 검거됐다.

 조사결과 이씨는 지난해 1월 회칼과 손도끼, 쇠파이프 등 도구를 인터넷으로 구매해놓는 등 살인을 위한 준비를 해뒀다.

 또 올 1월에는 "언제라도 살인을 할 수 있게 몸을 단련하고, 살해 순위는 애새끼들, 계집년, 노인, 나를 화나게 하는 순이다. 롤 모델은 (연쇄살인범) 유영철이고7명을 죽인다"는 등 내용이 포함된 12개 행동수칙을 세웠으며, 2월에는 공익근무요원 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살해 대상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12월 현역병으로 입대한 이씨는 군 생활 중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고 김포시청에서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청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해 지난해 김포의 한 주민센터로 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0년 PC방에서 말다툼을 한 상대를 망치로 때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는 등 과거부터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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