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환경에 아이들이 수년째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산 일명 ‘인천 계양구 4남매 사건’(중부일보 4월14일자 23면 보도)의 가족이 2차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인천지역의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4남매 사건의 집과 학교 등 가족들의 개인정보가 낱낱이 노출, 앞으로 이 같은 환경에서 지낼 아이들이 받았을 심리적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심리평가와 치료, 상담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4남매 중 첫째(17)와 셋째(9·여)는 일시보호소에 있으며, 둘째(13)와 넷째(7·여)는 검강검진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당초 알려진 영양실조 문제가 아닌 평소 앓던 지병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들의 간병은 직장을 그만 둔 어머니(39)가 맡고 있다.
4남매가 살았던 집 역시 자원봉사자 등의 온정의 손길로 청소와 도배 등을 거의 마친 상태다.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면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은 말끔히 정리된 집으로 다시 입주할 예정이다.
아이들 역시 부모와 한 집에서 같이 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4남매의 아버지(43)는 이 같은 계획과 달리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의 모든 생활사가 낱낱이 공개되면서 주변 시선으로부터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형편에서 맞벌이를 하던 어머니가 직장까지 그만두면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 또한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들의 생활사가 알려진 뒤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크게 보도될 사안은 아니었는 데 칠곡 아동 학대 사망 사건과 맞물려 과도한 조명을 받았다”며 “보도가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안전망을 갖추는 방향으로 적당히 전개됐어야 했는 데 모든 것을 노출시키는 바람에 아이들이 살 공간을 빼앗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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