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공사대금 체불 이어…식대 미지급도 확인

   
 

“5개월간 밤잠도 못자고 매일같이 세끼를 챙겼는데… 이제는 문을 닫을 지경입니다.”

분당선 연장선 매교역 시공업체인 동양건설산업이 하청업체의 공사대금은 물론 지하철 공사현장 인근 식당에 지불해야 할 억대의 밥값을 해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이용한 대부분의 식당은 영세사업자로 식대 미지불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

15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주민 등에 따르면 분당선 연장선 매교역(6공구) 시공업체인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공사현장 인근에 위치한 식당을 지정해 인부들의 식사를 해결했다.

동양건설산업이 지정·이용한 식당은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에 위치한 J식당과 P식당 등 두 곳이다.

이들 식당은 인부들의 식사 시간을 맞추기 위해 매일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해왔다.

건설사 직원과 인부들이 5개월간 먹은 식대는 모두 1억여원에 달한다.

그러나 동양건설산업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해당 식당에서 먹은 밥 값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청업체의 공사대금을 미지급한 것도 모자라 영세업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의 식대마저 지불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해당 식당 2곳 모두 10여년에 걸친 지하철 공사로 인해 직접적인 영업피해를 겪어왔던 곳이다.

이 때문에 해당 식당 업주들은 미지급된 식대 등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J식당 업주(54)는 “지난 5개월간 하루에 많게는 70~80명의 인부들이 세끼 식사를 모두 해결하다보니 수 천만원에 달하는 식재료비를 지출해야 했다”며 “그러나 대금지불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한 푼도 받지 못해 경제적 피해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P식당 업주(45)는 “대형건설사에서 밥값을 준다는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결국 돌아온 것은 묵묵부답”이라며 “당시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사용한 대금을 갚지 못해 사채까지 끌어쓰는 등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현재 서울보증보험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대체 시공사가 선정되면 모두 해결될 것으로 보이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천의현·조철오기자/mypdy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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